"미국, 우크라이나 전쟁 징후 지난해 7월 포착"

"미국, 우크라이나 전쟁 징후 지난해 7월 포착"

2022.08.17. 오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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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크라이나 전쟁 징후 지난해 7월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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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24일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이 어느덧 6개월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미국이 지난해 7월 러시아 측의 이상 징후를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현지 시간 16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감춰진 뒷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이 수상쩍다고 보고 첩보 수집을 강화했고, 그해 10월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신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푸틴 대통령의 침략 야욕을 직감한 것은 지난해 7월 푸틴이 7천 자짜리 칼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단일성'을 발간하면서부터입니다.

이 글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일부였으나 서방의 책략에 의해 빼앗겼다고 주장했고, 이에 미국 정보당국은 푸틴이 갑자기 왜 이런 글을 썼는지 동향 파악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결집하는 인공위성 자료를 확보하면서 심증을 굳혀갔습니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긴급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기정사실화됐습니다.

당시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 지도를 펼쳐놓고 러시아군의 침공 계획을 매우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합니다.

러시아군이 개전과 함께 키이우로 진격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하려 한다는 등의 적중한 예측도 나왔습니다.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 국장은 "당시 미국은 러시아의 구체적인 침공 계획과 푸틴 대통령이 군자금을 충당하고 예비군을 준비한 동향 등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작년 11월 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를 앞두고 영국 글래스고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침공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심각하고 진지한 자세였지만 믿음과 불신이 교차하는 듯했다고 블링컨 장관은 회상했습니다.

이후에도 수 개월간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 정부의 정보를 전적으로 믿지는 못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쟁 경고를 하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정보를 주지는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미국은 올해 2월 러시아가 침공하기 4~5일 전까지만 해도 구체적인 정보를 거의 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의 글래스고 회동 후 보름도 안 돼 미 국무부를 찾아갔지만, 당시 미국 관리는 농담조로 "참호를 깊게 파세요"라고만 하고 자세한 정보는 말해주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주요 20개국 회의가 열렸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들을 상대로 전쟁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11월에는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이 벨기에 브뤼셀로 날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헤인스 국장은 "당시 많은 회원국이 의문을 제기했고, 푸틴이 전쟁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측은 러시아군이 8만~9만 명의 병력으로 우크라이나처럼 큰 나라를 침공할 것이라는 푸틴의 계획을 이해하지 못하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영국과 발트해 국가들만이 미국의 주장에 동조했다고 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이 회의에서 미국에 동조한 것은 원래 양국이 매우 깊숙한 정보까지 공유하는 사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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