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북서부 '부차 시가전' 현장..."보이는 건 다 죽였다"

키이우 북서부 '부차 시가전' 현장..."보이는 건 다 죽였다"

2022.06.10.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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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기 위해 수도 포위 작전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외곽 도시들이 쑥대밭이 됐는데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시가전 현장에 YTN 취재진이 나가 있습니다.

신준명 기자!

[기자]
네, 키이우의 소도시 부차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마을 전체가 처참하게 무너진 모습이네요.

그곳에서 당시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네, 이곳은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30km 정도 떨어진 작은 외곽 도시 부차입니다.

지금 제 뒤로 원래는 몇 층짜리였는지도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다 무너져 버린 집을 보실 수 있는데요

이곳 주변으로 수백m 반경의 건물 대부분이 다 이렇게 무너졌습니다.

지금 이곳 도로에는 포탄이 떨어져서 깊숙이 패인 자국들이 수 미터 간격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 벌어진 시가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데요,

저희가 더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려고 했는데, 불발탄들이 아직 남아있어 들어가선 안 된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입니다.

이곳 부차는 전쟁 초기인 지난 3월 초, 러시아군이 수도를 점령하기 위해 진입하려던 교통 요충지로

이를 저지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의 전면전이 벌어진 곳입니다.

당시 이 2차선 도로에는 러시아군의 기갑 부대가 들이닥쳤고, 우크라이나군이 제블린 등 대전차 무기로 여러 대를 파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 당시 이 도로가 파괴된 전차로 가득했던 모습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이 전 세계에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신 기자가 나가 있는 부차에서는 민간인 집단 학살까지 벌어졌던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교회 부지에서 시신 수백 구가 매장된 상태로 발견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시신들은 당시 검정 비닐 봉투에 담긴 상태로 발견됐는데 손과 발이 뒤로 묶인 시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장지에는 추모비가 세워졌습니다.

추모비 아래에는 추모의 꽃들이 놓였습니다.

러시아는 이곳 부차와 이르핀 등지에서 시가전을 벌인 뒤 민간인까지 학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지역에서만 400명 이상이 러시아군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러시아군이 반려견 등 도시의 동물들까지도 무참히 죽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이는 건 다 죽였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부차 학살은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며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침공 이후 집단 매장지가 생기고 거리에 민간인 시신이 방치된 모습이 위성 사진 등을 통해 드러나면서 러시아의 거짓말임이 들통 났습니다.

지금까지 키이우 부차에서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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