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극기 달고 국경 넘다..."머리 위로 포탄 날아다녀"

단독 태극기 달고 국경 넘다..."머리 위로 포탄 날아다녀"

2022.03.11. 오전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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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또 한 교민 가족이 대피에 성공했습니다.

80대 할머니까지 모시고 사선을 넘은 건데요,

YTN 취재진과 만나 키이우의 급박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폴란드 현지에서 양동훈 특파원이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폴란드 돌호비초크에 있는 국경 검문소를 지나 태극기를 붙인 차량 한 대가 들어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폴란드로 탈출해 온 정재근 씨 가족입니다.

키이우에 수십 년 살았지만, 매일 포성이 들리고 집 근처까지 포탄이 떨어지자 대피를 결심했습니다..

[정재근 / 우크라이나 교민 : 며칠 동안 포탄과 전투 비행기 우리 머리 위로 이렇게 날아가고 집 근처에 포탄 떨어지고….]

정 씨의 두 남동생과 어머니, 거동이 불편하신 80대 할머니까지 다섯 명이 피란에 나섰습니다.

정 씨 가족은 키이우를 떠나 우크라이나 서쪽 도시 르비우에 잠시 머무른 뒤, 이곳 검문소를 통해 폴란드로 넘어왔습니다.

키이우에서 르비우까지는 원래 6시간이면 가는 길이지만, 전쟁통에 검문이 심해지면서 거의 하루가 꼬박 걸렸습니다.

[정재근 / 우크라이나 교민 : 일주일 전에 키이우에서 르비우 쪽으로, 우크라이나 서쪽으로 출발하고 거의 18시간 동안 길이 걸렸는데…]

정 씨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현지인 어머니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외모는 이국적이지만 어엿한 한국인인 정 씨는 2016년부터 21개월 동안 군 복무도 마쳤습니다.

[정재근 / 우크라이나 교민 : 한국어를 잘 못 했는데 그래서 좀 (군대 생활이) 맨 처음에 좀 어려웠지만, 작업도 하고 업무도 하고 괜찮았어요. 허약하지 않습니다. 괜찮았습니다.]

정 씨의 아버지는 시민들을 좀 더 돕기 위해 일단 우크라이나에 남기로 했습니다.

정 씨 가족은 지인이 있는 폴란드에서 며칠간 머무르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고민할 생각입니다.

[정재근 / 우크라이나 피란민 : 전쟁 끝난 후에 집이 있을지도 잘 모르고, 폭탄이 떨어질 수도 있고…. (돌아갈지) 고민 중입니다. 잘 모릅니다.]

전쟁의 참화에 떠밀려 수십 년 삶의 터전을 두고 떠나온 정 씨 가족.

아직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그래도 밝게 손을 흔들며 새 출발의 길을 떠났습니다.

폴란드 돌호비초크에서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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