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조선수, 전쟁 승리 기원 ‘Z 표식’ 달고 대회 참가

러시아 체조선수, 전쟁 승리 기원 ‘Z 표식’ 달고 대회 참가

2022.03.07. 오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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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체조선수, 전쟁 승리 기원 ‘Z 표식’ 달고 대회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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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제체조연맹(FIG) 기계체조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선수가 유니폼에 'Z' 표식을 달아 논란이 되고 있다.

러시아 주니어 챔피언 출신 체조선수 이반 쿨리아크(20)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FIG 기계체조 월드컵 평행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우크라이나 선수 일리아 코브툰이, 은메달은 카자흐스탄의 밀라드 카리미가 차지했다.

쿨리아크는 FIG의 결정에 따라 유니폼에 자국 국기를 달고 등장하지 못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26개국 스포츠 관련 장관들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이에 협력한 벨라루스를 국제 스포츠계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쿨리아크는 메달 수여식에 국기 대신 테이프로 임시로 만든 'Z' 표식을 부착하고 등장했다. Z는 러시아어로 ‘승리’를 상징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탱크 등에도 같은 표식이 적혀 있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Z가 승리를 의미한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쿨리아크가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면서 전쟁 승리를 기원하는 표식을 달고 나오자 이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시상대에는 금메달을 딴 우크라이나 선수 일리아 코브툰도 나란히 자리해 더욱 문제가 됐다.

우크라이나 출신 2016 리우 올림픽 평행봉 금메달리스트 올레그 베르니아예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쿨리아크의 사진을 올리며 "러시아인들이 스포츠가 정치와 무관하다는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라"며 분노했다.

외신은 FIG가 체조윤리재단에 쿨리아크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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