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남자' 퇴출 분위기에 왕따당하던 中 남성 극단 선택

'예쁜 남자' 퇴출 분위기에 왕따당하던 中 남성 극단 선택

2021.12.16. 오전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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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남자' 퇴출 분위기에 왕따당하던 中 남성 극단 선택
저우 펑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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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장난꾸러기여야 하고 싸우고 욕을 해야 한다. 너무 조용하고 예의 바른 남자는 '계집애'라고 불린다"

최근 따돌림을 당하고 극단 선택을 한 저우 펑(26)이 온라인에 남긴 유서가 중국 사회에 '성 규범'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사진작가 저우 펑은 죽기 며칠 전 중국 SNS 웨이보에 "평범한 옷을 입고 다녔지만 얌전하고 여자애 같다는 이유로 욕설과 협박, 모욕을 당했다"고 썼다. 그의 유서는 중국 누리꾼 사이에 '중국 남성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을 촉발시켰다.

15일, BBC 방송은 "여성스러운" 남성에 대한 편협함은 중국 문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지만 중국 정부는 이러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 중국 당국은 각 학교에 '남성 청소년의 여성화를 방지'하기 위해 체육 교육을 개혁할 것을 촉구했다.

당국은 은퇴한 운동선수 등을 모집해 "학생들의 남자다움을 함양"할 목적으로 스포츠 개발을 돕도록 조언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젊은 중국 남성들 사이에 '여성화' 경향이 있으며, 이를 제지하지 않는 한 "중화 민족의 생존과 발전을 불가피하게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지 몇 달 뒤 나온 방안이었다.

지난 9월 중국 방송 규제기관은 미디어에 '여성스러운 남성'이 나오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방송인들은 '여자 같은' 남성에 대한 모욕적인 뜻을 남은 '냥파오(예쁜 남성)'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계집애 같은 남성과 같은 비정상적인 미학을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 대학의 디지털 문화 전문가인 왕 슈아이슈아이 박사는 BBC에 정부의 공식 발언에 이 용어가 쓰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제 젊은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기 위해 이런 성차별을 사용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런 종류의 언어를 용인한다면 학교에서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또 누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격적인 국제 외교와 함께 중국의 남자다움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조나단 박사는 BBC에 "중국 정부가 '전 세계에 대항하는 우리'를 강조하고 전 세계 국가들과 싸우는 공격적으로 자세를 취하면서 이런 강한 남성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YTN digital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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