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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연대 속의 행복...재일동포 할머니 다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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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견디기 힘든 차별과 힘겨운 노동 속에 살아온 재일동포들의 삶은 질곡의 현대사를 대변하고 있는데요.

그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재일동포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집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그 주역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전쟁 반대! 절대 반대!"

색동 목도리를 맨 할머니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한 아베 정권의 안보법에 반대하는 시위입니다.

해방 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이곳 가와사키 시를 터전 삼아 살아왔습니다.

재일동포 2세 김성웅 감독은 어머니를 잃은 뒤 이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김성웅 / 다큐멘터리 감독 : 전쟁을 말할 수 있는, 그 시대를 알고 있는 할머니들에게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그 얘기를 들어두고 싶었습니다.]

고통스러운 노동과 차별 속에 살았지만 할머니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이들을 이어준 것은 지역 공동체가 만든 배움터였습니다.

매주 모여 일본어로 읽고 쓰기를 배우고, 함께 어울려 놀았습니다.

그렇게 쌓인 시간 속에 할머니들은 서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갔습니다.

[석일분 / 재일동포 할머니 (89세) : 이 다큐멘터리가 사람과의 만남, 다정함이 있다면 건강히 살아갈 수 있다는 증거가 되길 바랍니다.]

할머니들 곁을 지켜온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더 큰 배움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스즈키 히로코 / 자원봉사자 : 배우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정말 많구나...내가 몰랐던 세계가 이리 많구나 하는 것을 할머니들과의 만남에서 알게 된 것이 지금까지 저를 이끌어 준 것 같습니다.]

재일동포를 향한 혐오 발언을 막는 법률도 일본에서 가장 먼저 주민들의 힘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할머니들은 자신의 역사가 작품이 된다는 게 낯설면서도 기쁩니다.

[서유순 / 재일동포 할머니 (95세) : 나는 성공한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는 나 같은 사람 얘기를 이렇게 영화로까지 만들어주니 감사합니다.]

출연료는 안주냐며 농담을 건네는 할머니들.

내년 부산영화제에 초청받아 모두 한국에 모시고 갈 수 있기를 감독은 바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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