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맨유 팬들에게 호소 "개고기송 멈춰 달라"

박지성, 맨유 팬들에게 호소 "개고기송 멈춰 달라"

2021.10.04. 오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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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맨유 팬들에게 호소  "개고기송 멈춰 달라"
ⓒ맨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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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약을 펼쳤던 박지성이 맨유 팬들에게 자신의 응원가였던 '개고기송'을 이제는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박지성은 4일(한국시간) 맨유 구단의 'UTD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의 응원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영국 방송 BBC 등 여러 매체들도 박지성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박지성은 "한국의 상황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개고기를 싫어하고 먹지 않는다. 이젠 그 노래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성의 응원가인 '개고기송'은 맨유 팬들이 박지성을 응원하고 리버풀을 조롱하기 위해 부른 응원가다.

해당 응원가에는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그래도 임대 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 리버풀보다는 나아'라는 내용이 담겼다.

라이벌 리버풀을 조롱하기 위한 응원가지만, 한국인과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박지성의 응원가는 지난 8월 울버햄튼 원정 경기에서도 등장했다. 황희찬의 입단 발표가 나오자 원정 응원에 나섰던 맨유 팬들이 박지성 응원가를 불렀다.

박지성은 "한국 선수가 맨유와의 경기가 있던 날 울버햄튼에 입단했고, 맨유 팬들은 내 응원가를 불렀다. 아직도 개고기송을 부르는 걸 보고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단어에 대해 선수가 불편을 느꼈을 수 있다. 15년 전 내가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박지성은 맨유로 이적했을 당시 자신의 응원가에 개고기가 등장하는 것이 불편했지만, 영국 문화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맨유 팬들이 내게 나쁜 마음을 담아 그런(개고기송) 노래를 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로서 자신을 위한 응원가가 있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한국 사람들은 불쾌할 수 있다. 나 때문에 개고기송을 지금까지 듣는 후배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10년이 지난 지금 이 노래를 들으니 그때 느꼈던 불편함을 극복하려 했던 어린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저는 아시아인이나 한국인으로서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재차 팬들에게 자신의 응원가를 그만 불러달라고 요청하며 "이제는 멈춰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맨유 구단은 박지성의 발언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팬들이 그의 바람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YTN digital 이은비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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