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성 청소년 축구대표팀, 파키스탄으로 탈출

아프간 여성 청소년 축구대표팀, 파키스탄으로 탈출

2021.09.16. 오전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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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여성 청소년 축구대표팀, 파키스탄으로 탈출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미지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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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여성 축구 국가대표팀에 이어 청소년대표팀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15일, 영국 더 가디언은 파키스탄 축구 연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프가니스탄 여성 청소년 축구팀 등이 파키스탄에 입국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선수와 가족 등 총 96명이 파키스탄 라호르에 있는 연맹 본부에 수용되며 오는 16일 추가 인원이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한 달 동안 파키스탄에 머무르며 제3국에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소녀들은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후 억압을 피해 한 달을 숨어 지냈다. 지난달 성인 여성 대표팀 대부분이 카불을 빠져나갔지만 청소년 팀은 신분증 등 필요한 서류가 없어 탈출하지 못했다.

이번에 대피한 인원에는 1차 대피에서 탈출하지 못한 여성 국가대표팀 선수 일부와 청소년대표팀 선수, 그리고 2020년 10월 아프가니스탄 프리미어리그 우먼에서 우승한 헤라트 팀 선수 등이 포함돼 있다.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헤라트주 선수들은 집이 불에 타고 가족들이 탈레반에 붙잡히면서 난민이 됐다.

이들은 자선단체 '평화를 위한 축구' 도움으로 비자를 발급받았다. 선수들은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 긴급 입국을 허가해달라고 편지를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사르다르 나베드 전 파키스탄 축구 연맹 부회장과 임시 비자를 허가한 파키스탄 대사관의 지원으로 카불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1차 탈출을 이끈 전 대표팀 주장 칼리다 포팔에 따르면, 함께 탈출을 기다리던 여성 축구대표팀 가족 일부가 탈레반에게 붙잡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포팔은 "선수들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선수들은 울고 있었다. 국경까지 선수들을 데려오기는 너무 힘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주, 탈레반은 여성들의 모든 스포츠에 참가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대표인 아마둘라 와시크는 호주 방송 SBS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스포츠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며 "이슬람과 아프가니스탄은 여성들이 크리켓을 하거나 신체가 노출되는 종류의 스포츠를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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