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별도 공간에서 일하라"...또 내몰린 아프간 여성들

[앵커]
아프간의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이 여성 차별을 집권 체제 원칙으로 삼은 정황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교육뿐 아니라 이번엔 근로 환경에서도 남녀가 분리돼야 한다는 탈레반 고위 인사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교육에서 남녀 분리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또 강경 발언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근로 현장입니다.

[와히둘라 하시미 / 탈레반 고위 지도자 : 남성과 여성은 함께 일할 수 없고, 그 점은 분명합니다.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근거로 든 건 또 이슬람 율법이었습니다.

[와히둘라 하시미 / 탈레반 고위 지도자 : 샤리아법은 필요 요구가 많아질 때까지 여성과 남성이 한 지붕 아래 함께 앉아 있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여의사, 여교수, 여학생 다 인정은 하되 별도 장소를 만들 테니 거기서 일하고 공부하라는 얘기입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곧바로 향후 체제에 대해 이슬람법에 따른 통치를 천명한 바 있는데 여성 차별을 원칙으로 둘 것을 시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습니다.

애초 몸 전체를 가리는 의상 착용 문제로 시작된 아프간 여성들의 시위는 여성 인권과 체제에 대한 저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프간 여성 시위대(지난 9일 수도 카불) : 우리를 존중하라! 당신을 낳은 어머니도 여성이다]

전통 의상을 입은 모습에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는 온라인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탈레반의 통제는 강화돼 벌써 언론사 153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기자 구금과 폭행도 벌어집니다.

들끓는 민심에 물타기 발표도 잇따릅니다.

13일 탈레반은 아프간 살레 부통령 집에서 수십억 원 상당의 달러 다발과 금괴를 발견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살레 부통령은 현재 해외로 도주한 가니 대통령 대신 저항세력에 합류해 저항군들과 함께 항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니캅과 부르카 차림을 한 여대생들의 탈레반 지지 거리 시위도 탈레반에 의해 계획된 시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