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탈레반 달라졌을까?...공포에 떠는 아프간 여성들

[뉴스큐] 탈레반 달라졌을까?...공포에 떠는 아프간 여성들

2021.08.18. 오후 5:2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20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탈레반이 첫 기자회견을 열어공식 석상에서 변화를 공언했습니다. 복수는 없을 것이고,여성 인권도 존중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과거 탈레반 집권기의엄혹한 시기를 기억하는 아프간 여성들의공포와 좌절감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간의 여성 인권은어떻게 될까요?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와 함께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박 교수님, 탈레반의 대변인이 공개석상에서 기자회견을 해서 탈레반이 좀 변하려나? 이렇게 얘기했는데 조금 전에 뉴스로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또 한 명의 여성이 피격을 당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형식적이고 가짜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박현도]
당연히 가짜죠. 20년 전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20년 전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는데 지켜지지 않았고요. 이번에도 딱 조건을 걸었죠. 여성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그러는데 그 안에 딱 조건이 있습니다. 이슬람 법의 틀 안에서. 그런데 이슬람법이라는 게 딱 정해진 게 아니거든요. 본인들이 생각하는 이슬람법이죠.

[앵커]
본인들이 생각하는 이슬람법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까?

[박현도]
이슬람법은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는데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이슬람법은 굉장히 엄격하고 보수적이고 문자적인 겁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코란에서는 뭘 하지 마라, 뭘 하지 마라 여성에 대해서 그렇게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아요. 한 가지 예를 들어서 코란에서 보면 너희들이 공평하다면 아내를 4명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밑에 가면 인간은 절대 공평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오거든요. 그래서 현대 개혁자들 중에서는 코란은 여성 4명이 아내가 아니라 일부일처를 얘기한다고 해요.

[앵커]
그렇게 해석도 되는군요.

[박현도]
그러니까 해석은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은 그런 해석을 안 하는 거죠.

[앵커]
탈레반은 여성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여성관이 어떻게 됩니까?

[박현도]
이런 걸 방송에서 말씀드리기는 그렇지만 애 낳는 도구? 애 낳는 도구. 그리고 성적 욕망의 대상? 두 가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단언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과거에 그렇게 조금 공포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던 건데 그렇다면 이번에 기자회견을 해서 변하겠다고 공언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박현도]
국제사회가 계속 주시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 당장 급한 건 경제 재건이잖아요. 국제사회한테 지금 호소를 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일단 그런 비판을 벗어나고 싶은 거죠.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나쁜 기록들을 이번에 퇴색을 시키려고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죠.

[앵커]
박 교수님은 전문가시니까 잘 아실 거 아닙니까. 탈레반이 여성들의 취업, 교육 보장하겠습니까?

[박현도]
안 합니다. 절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 정도가 되려면 생각 자체가 바뀌어야 되는데 여성들에 대해서 생각 자체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준에 미치지 못 해요. 그러니까 똑같은 이슬람을 믿는 나라라 할지라도 터키는 굉장히 다른 나라거든요.

[앵커]
지금 아프간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가 상당할 것 같거든요. 그게 과거 1996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적이 있죠. 그때 실제 상황이 어땠습니까?

[박현도]
그러니까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여성들이 사실은 교육의 기회가 박탈당했고요. 직장에서 쫓겨났고 그다음에 부르카라고 해서 완전히 몸을 가리는 거죠. 그냥 머리만 가리는 게 아니라요. 그리고 모든 공적인 장소에서 다 제외가 됩니다.

[앵커]
반드시 외출할 때도 남성과 같이 가야 된다고 하고요.

[박현도]
그렇죠. 남성과 같이 가야 되고. 그러니까 여성들에게 굉장히 혹독해요. 그런데 지금 와서 우리는 옛날과 다르다고 하는데 그런데 우리는 사실 사람을 판단할 때는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해 온 행동을 봐야 되잖아요. 최근까지도 탈레반이 장악했던 지역에서는 똑같은 일이 계속 일어났어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지금 당장 와서 우리는 다르다고 얘기하는 걸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앵커]
여성의 교육이나 취업 같은 게 제한이 되다 보면 사실 과거에 이런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여성의 교육이 안 되기 때문에 여성의사가 나오기가 어렵고 그러면 아픈 여성이 치료받기도 어렵고 그래서 치료를 못 받아서 죽는 경우가 있고. 이렇게 계속해서 악순환의 고리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박현도]
맞습니다. 그러니까 여성들을 진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여성들이 남자의사한테 가서도 안 되고. 지금 미확인 보도로 나오지만 거의 사실로 보이는 게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부역자 수색하고 있고요. 그리고 호텔 같은 데 들어가서 여성들 구타하고 있고요. 남편과 같이 있는 아내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들이 앞으로 계속 일어날 거예요.

[앵커]
탈레반 전사들과 결혼할 소녀들의 명단이 작성되고 있다는 말도 있는데 결혼도 강제로 시키는 겁니까?

[박현도]
그렇죠. 12세, 13세 강제 결혼, 계속 시켜왔습니다. 어제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요. 그리고 언론의 자유도 보장한다고 그랬잖아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람들이 최근까지 기자들을 죽였거든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앵커]
이번에 대통령이 돈을 싸들고 나서 떠날 때 여성 중에서는 장관 중에서 지킨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들의 직원을 지키고 그 나라에 남아 있고 그리고 여성 시장도 있었고요. 이런 분들이 실제로 죽음의 위협을 받겠습니까?

[박현도]
지금 국제적인 관심이 그분들에게 쏠려 있으니까 당장은 못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마 사라질 가능성이 굉장히 크고요. 온전한 삶을 살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지금 탈레반 집권을 하자마자 부르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박현도]
그러니까 몸을 가려야 된다는 거죠. 우스갯소리로 그런 사람들, 극단주의자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건 사탄이 아니라 여성의 머리카락이라고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머리카락 비치는 게 엄청나게 기겁할 일이니까요.

[앵커]
그래서 저렇게 완전히 다 가리고 눈만 내놓고.

[박현도]
아마 저것도 낫습니다. 완전히 가리고요. 모기장처럼 눈만 나오는 것, 그걸 보통 부르카라고 합니다.

[앵커]
얼마나 공포스러우면 부르카 가격까지 오를까 싶은데 사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이 주둔하고 있던 그 시기 동안에는 그래도 여성들이 앵커를 한다거나 기자도 하기도 하고 이런 여성들의 인권이 조금 보장됐던 것 같거든요.

[박현도]
상당히 좋았죠. 그리고 지금 사실 25세 이하의 남녀 성비가 62%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아프가니스탄에. 이들은 탈레반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들입니다. 그런데 부모님들한테 들었을 거 아닙니까? 얼마나 공포스럽겠습니까. 저는 이 상황을 마을에 호랑이 한 서너 마리를 풀어놓고 사람들이 지금 무서워서 집 밖에 못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성들의 입장에서 딱 그걸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국제사회가 나서야 될 것 같은데요. 이 지구촌에 이런 정권이, 이런 탈레반 정권이 존재하는 것 자체도 사실은 부끄럽거든요. 어떻게 이걸 해결해야 될지.

[박현도]
그게 참 문제인데요. 아마 이러한 게 계속적으로 인권에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라든지 미국이라든지 유럽에서 제기가 되면 결국에는 선진 국가들의 지도자들도 여론에 따라서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가능성은 그것을 아주 강력하게 규제하는 방법이 나오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압력을 넣을 텐데.

[앵커]
다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 그러나 것은 불가능하겠습니까?

[박현도]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는 것을 주변 국가들이 원하지 않을 거예요. 중국이라든지 러시아도 그렇고요. 그래서 지금 유일하게 탈레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은 북부 쪽에 1996년부터 2001년까지도 정복하지 못했던 지역에서 지금 산발적으로나마 탈레반을 이기고 있거든요. 그분들에게 혹시, 자체적으로 힘드니까 주변 국가들이 지원을 한다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게 얼마큼 가능하겠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앵커]
앞서 변화를 공언한 기자회견을 한 이유가 경제 재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국제적으로 탈레반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이나 이런 것들은 없습니까?

[박현도]
그런데 지금 경제에 대해서 많은 부분에 중국과 유지를 하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중국은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전 세계 국제 기준에는 많이 못 미치잖아요. 묻힐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하나 걱정스러운 대목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다 풀어줬다고 하던데요.

[박현도]
알카에다가 풀어준 게 아니라요.

[앵커]
알카에다를 풀어줬다.

[박현도]
알카에다가 탈레반 속에 한 600명에서 700명 정도 섞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앵커]
911 테러를 일으킨 조직 아닙니까?

[박현도]
그렇죠. 그리고 지금 많이 풀어준 것은 바그람 공군기지에 수용돼 있던 5000명의 탈레반 조직원들이 8월 15일 풀려났고요. 그리고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사실은 서로 공생 관계이기 때문에 사실 그것을 끊기 위해서 미국이 2001년에 들어갔는데 궁극적으로 끊지는 못한 거죠.

[앵커]
그렇다면 지구촌 곳곳에서 다시 테러 위협이 커지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현도]
사실은 미국이 빠지면서 탈레반과 얘기한 게 아프가니스탄을 더 이상 테러의 온상지로 만들지 않고 미국을 공격하지 않겠다라는 그런 아주 중요한 조건인데 지켜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할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이 단순히 미국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그리고 파키스탄 쪽과 이어지는 테러분자들의 집결소가 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렇게 해왔고요. 그 가능성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앵커]
탈레반 정권이 들어섰으니까요. 우리나라와의 외교 관계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걱정이거든요.

[박현도]
고민입니다.

[앵커]
일단 우리 대사관은 다 피했고요.

[박현도]
네, 지금 아프가니스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는 서두를 건 없을 것 같고요. 국제사회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면 그게 가장 순리일 것 같아요. 우리가 여기서 더 탈레반을 인정하고 나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우리 정부는 그런 거에 대해서 잘할 거니까 걱정은 안 하는데요. 다만 참 비도덕적인 이러한, 인권을 탄압하는 이런 정권을 어디까지 우리가 허용해야 되느냐, 이게 지금 우리한테 남아 있는 숙제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공포에 떨고 있는 여성들을 국제사회가 좀더 아프가니스탄을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박현도 유로메나 연구소 연구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