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나이트] '생지옥 된 카불'...그들이 비행기에 매달린 이유

[뉴스나이트] '생지옥 된 카불'...그들이 비행기에 매달린 이유

2021.08.17. 오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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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오동건 앵커
■ 출연 : 정상률 교수 / 명지대 중동문제 연구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앞으로 탈레반 정부가 어떻게 들어설지, 또 왜 카불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려고 하는지 분석해 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정상률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중장년층 이상 분들은 탈레반 또 아프가니스탄 하면 일단 떠오르는 인물이 오사마 빈 라덴이 떠오릅니다. 2001년도부터 시작됐던 전쟁이 있었고 2011년에 축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기억들도 떠오르는 지금 상황인데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최근에 일단 이해를 돕기 위해서 최근 몇 년간 아프간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정상률]
2001년에 9.11 테러가 나서 그 명분으로 미국이 참전하게 되고 2014년에 오사마 빈 라덴이 살해됩니다. 미군에 의해서. 그때 오바마 대통령이 숙청했죠. 그리고 최근에는 사실 미군이 철수한다는 주장이 나왔었고 오바마 정부에서부터 철수론이 계속 나왔고요. 그다음에 바이든 정부에 들어와서 본래 5월 1일까지 철수하기로 했었는데 9월 11일로 연장됐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미국과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에는 평화협정도 맺고 그런 과정을 거쳤어요. 거치면서 사실은 미국은 사실 명분은 사라졌거든요. 그래서 철수하려고 했고, 몇 년 동안에 그런 과정을 겪었습니다.

[앵커]
잠시 헷갈리신 것 같은데 2011년도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이 됐고 2014년도에 전쟁이 끝난 종료 선언하고 헷갈리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제가 정정을 하고.

[앵커]
지금 이 상황들을 미군이 철수하는 과정까지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고. 카불 내부의 모습이 어땠는지, 카불 내부의 의견이 어땠는지, 분위기는 모르는 것입니다. 카불 내부 영상을 보면 정말 심각한 탈출 행렬들을 볼 수가 있었거든요. 카불 시민들의 여론이 어떻길래, 분위기가 어떻기에 이런 일이 있었던 건가요?

[정상률]
참 혼란스러운데요. 하나는 기존에 아프간 정부에 속해 있던 사람들이 많으니까, 카불에는. 그런 분들은 굉장히 불안해하고 탈출하려고 하고 그랬을 것 같고요. 그 외에 일반 시민들은 사실은 지금 탈레반이 계속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괜찮다. 심지어 오늘 뉴스를 보니까 탈레반 전사들에게 가정에 들어가지 마라고 명령을 내렸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받겠다라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공항이라든가 상황을 보면 카불에 있었던 사람들은 탈레반 정권이 들어오게 되면 굉장히 위협을 느낄 거다라고 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거라고 봅니다.

[앵커]
어떤 점에 위협을 느끼는 걸까요? 사실은 이슬람 무장세력이 탈레반을 통치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96년부터 2001년 아마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불안을 느끼는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정상률]
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 정부군이었거든요. 그때 여러 가지 소위 말해서 이슬람 원리주의라고 그러는데 우리는 정치이슬람이다 하더라고요. 그 사람들의 이념적 기반은 통치기반이죠. 그래서 이슬람 근본주의, 샤리아라는 이슬람법에 따라서 하게 하고.

[앵커]
이 법은 굉장히 잔혹한 거죠?

[정상률]
그것도 극단적으로 해석한 것이죠. 온건 이슬람도 많거든요. 극단 이슬람은 아주 소수입니다, 사실은. 그때 많은 여성들을 탄압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악행을 저질렀죠. 그런데 그때 기억이 나는 것이죠. 그다음에 또 하나는 탈레반 정권이 2001년에 물러나고 나서 서구 중심의 정치 체제로 바뀌었잖아요. 그런데 다시 탈레반이 들어오게 되면 서구 정치 체제에서 관료를 했던 이런 분들이 당연히 위협을 느끼게 되죠. 정치체제 자체가 바뀌는 거니까.

[앵커]
그렇다 보니 지금 아프간 내 유명인사들도 SNS를 통해서 현재 상황을 알리고 또 관심을 가져달라고 세계인들에게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최연소 노벨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 같은 경우는 특히나 말씀하신 대로 여성 소수자들의 안위가 걱정된다라고 알렸고 카리미는 영화감독인데 아프간 영화기구의 사무총장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인들이 침묵하지 말아달라, 이렇게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목소리를 의식해서인지 탈레반 정권 역시도 누구에게도 복수는 없다,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탈레반 정부 구성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정상률]
기본적으로는 아까 말씀드린 샤리아에 기반한 그런 체제를 구축할 겁니다. 예를 들면 과거에 IS라든가 나름대로 정부 구성했거든요. 특히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이슬람법, 샤리아법, 또는 샤리아법전을 만들 거예요. 그래서 거기에 따라서 처벌도 하고 그렇게 할 것 같거든요. 그런 변화가 올 것이다라는 가장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가.

[앵커]
그러면 그 말씀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언급하셨는데 극단적인 이슬람 사회로 회귀할 수도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정상률]
탈레반이 계속 주장하는 것 중에 하나가 괜찮다, 히잡만 쓰면 괜찮다라고, 여성에 대해서도. 또 교육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안 그랬거든요. 여성에 대해서 부르카라고 하는, 완전히 가렸거든요. 그런데 계속 온건적으로 나오는 걸 보니까 과거에 90년대 탈레반정권같이 그렇게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저는 온건화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앵커]
온건화된다면 이들이 왜 갑자기 온건화로 변할 수 있을까요?

[정상률]
그거는 자기들 경험했잖아요. 그것이 결국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도 못 받을 뿐만 아니라 세계 인류 보편적인 가치에도 위반되는 거고 거기에 대해서 조금 온건화로 갈 가능성이 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탈레반에서 계속 내세우는 걸 보면 평화적인 정권교체, 또 여성에 대한 온건화 정책을 계속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것이 일시적일 것이냐 아니면 또 자기들이 정권이 안정화됐을 때 다시 과거로 갈 것이냐는 좀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고요. 우선 당장은 온건화로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아무래도 인권 문제다 보니까 다른 정권 이양 같은 경우는 탈레반 안의 내부 정권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마는 여성들이라든지 소수자의 인권문제는 국제정세와 맞물려서도 볼 수 있거든요. 그런 문제를 담보받을 수 있는 국제사회적인 장치가 있을까요?

[정상률]
저는 이렇게 봅니다. 아까 초기에 말씀드린 대로 지난 몇 년 동안에 미국과 탈레반과 기존의 정부, 아프간 정부 간에 평화협정도 맺고 그러다 깨지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 과정에서 미국이 그런 것을 아마 요구를 했을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공식적으로는 미국이 얘기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암묵적으로 서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합의를 한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조금 온건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미국에 대해서 좀 궁금한 것들도 있습니다. 현재 가니 대통령이 사실 미국 시민권자였었고 포기하고 도망간 상황이잖아요. 돈을 많이 가지고 도망갔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아프간 정부 자체가 조금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정상률]
그럼요, 문제가 많죠. 결국은 탈레반 같은 경우는 자기들이 소위 말하는 투쟁을 통해서 정권을 만들었지만 지난 몇 년 동안에, 20년 동안의 정부는 외부 세력이 와서 정권을 만들어준 거잖아요. 거기에다가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싸우겠다, 자기들이 국가를 잘 건설하겠다, 경제도 부흥시키겠다라는 그런 의지가 좀 부족했던 것 같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미국도 계속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고 블링컨 국무장관도 계속 주장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자국의 안보를 지킬 수 없는 그런 국가에 우리가 가서 희생할 필요가 없다라고 계속 주장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부패했고 또 의지도 부족하고 능력도 없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앵커]
공교롭게도 저희가 현지를 직접 취재하지 못하고 역시나 해외 언론 보도를 통해서 들은 겁니다마는 대통령은 도망갔는데 여성 교육부 장관이나 여성 시장이 남아 있다, 이런 부분들도 SNS를 통해서 알려지고 있더라고요. 앞서 미국 얘기를 했는데 한 가지만 더 덧붙이면 최근에 이번 아프간 상황을 가지고 75년도 사이공 함락 당시와 비교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자체를 가지고 또 미국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같은 경우도 굉장히 의식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미국의 입장은. 앞으로 안보와 관련해서 수정이 있을까요? 전략적인 차원에서?

[정상률]
저는 이렇게 봅니다. 미국이 사실은 바이든 정부 때만 얘기한 게 아니고 오바마 정부 때부터 철군을 얘기해 왔고. 오바마 정부 2014년까지 아마 다 철군하겠다고 얘기했었던 것 같아요, 제 기억으로는. 또 이전 정부도 말했고. 바이든 정부도 9월 11일까지 하기로 했고. 그런 걸 보면 미국이 저는 기본적으로 왜 철수했을까라는 것을 보면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아프간 주둔 명분과 실리가 없어졌어요, 사라졌어요.

왜냐하면 오사마 빈 라덴을 내놔라 했는데 안 내놨기 때문에 아프간에 침공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2014년으로 기억하는데 11년이라고 하니까, 하여튼. 오사마 빈 라덴이 사라졌거든요. 그러면 명분이 사라졌잖아요. 그런데 그 이후에 많은 돈이 들어가고 미군이 희생당하고 대규모 파병하고 실리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 명분과 실리가 사라졌다.

[앵커]
그럼 미국이 타이밍을 놓친 건가요? 사실 말씀하신 대로 오사마 빈 라덴 축출 이후에 한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계속 미국이 핑계를 댔던 건 아프간의 국가 재건이었거든요. 지난 10년간 미국이 타이밍을 놓쳤다고 보십니까?

[정상률]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니라 실패한 거죠. 아프간 정부를 새로운, 소위 말해서 서구식이죠. 서구식 정치 체제를 가져와서 그것을 심어놓고 그것을 안정화시키려고 했는데 사실은 안 된 것이죠. 그것은 제가 보기에는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고 중동 지역이나 이슬람 사회의 정치문화라고 할까요. 정치문화를 이해는 했을 수 있어요. 했는데 잘못 판단하고 또 그것을 자기들 나름대로 과장해서 자기들 입장에서 했기 때문에 서구적인 정치체제가 짧은 기간에 성공할 거라고는 저는 보지 않거든요.

[앵커]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을 정리하면 20년 동안 막대한 비용도 들이고 군사적 개입도 했지만 미국적 시각에서 봤을 때 미국 편으로 못 만들고 결국은 반미라고 해야 될까요. 이슬람 세력인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게 된 거네요, 결과적으로.

[정상률]
아프가니스탄은 부족 사회거든요. 또 하나는 이번에 아프간 정부가 아까 말씀드린 부정부패가 심하고 능력도 없고 그러니까 완전히 신뢰를 잃어버리고 국민의 지지도 얻을 수 없었고. 그런 부분들은 미국이 의도하지 않은 그런 결과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미국의 정책이 어떻게 보면 실패했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중국에 시선이 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이 짧게 아프간과 접경을 맞대고 있고요. 중국의 움직임을 보면 탈레반이 들어선 상황에서 교류에 나서려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외교부장이랑 통화를 했어요. 탈레반 이 상황과 관련해서. 앞으로 중국과 연관된 상황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상률]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하나는 미국이든 중국이든 이슬람 근본주의의 테러리즘, 이슬람 테러리즘이죠.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해서는 굉장히 서로 협력하려고 해요. 그런데 지금 현재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큰 측면에서. 세계 지도를 놓고 판단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결국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정부에 넘겨주고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미국이 집중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결국은 중국을 포위하는 건데.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정권으로 넘어갔을 때 중국과 탈레반이 어떤 관계가 될 것인가, 이게 지금 사실은 더 관심이잖아요.

기존의 서구 언론에서 나온 거지만 중국이 아마 아프간에 군대를 파견할 것이다라고 홍콩 언론에서 한번 나온 적 있거든요, 한 달 전쯤엔가. 그런데 이번에 중국 외무부에서 발표한 걸 보면 그것은 아니다. 중국은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탈레반 정권에 협력할 것이다, 탈레반 정권을 지원할 것이다. 그러니까 탈레반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그런 것이 굉장히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식의 생각이 틀렸다, 미국의 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자기들은. 그렇게 해서 탈레반 정권을 아마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그런 정책을 취하지 않을까.

[앵커]
미중 간의 구도 속에서 탈레반 정권과의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고,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1분 정도 남았는데요. 우리 정부도 대사관 철수하면서 앞으로 탈레반 정부가 어떻게 들어설지 지켜보겠다고 하고 결국 관건은 국제사회가 탈레반 정부를 인정할 것인가 여부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정상률]
제가 여기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외국 자료들을 쭉 찾아봤는데요. 면면을 보니까 탈레반이 UNHC. 고등난민위원회라고 있거든요, UN에. 거기에 인도주의적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탈레반이 그렇게 주장했고. 미국 최고 외교관이 아직 아프간에 남아있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대사일 수도 있고 협상하러 간 사람일 수도 있고, 그런 얘기도 나오고요.

어느 역사학자는 또 트럼프 정부가 이미 항복 로드맵을 만든 게 있었다. 그러니까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겠다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죠.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경우도 아프간 비자 소유자는 아프간에서 계속 머물러도 괜찮다. 그러니까 결국은 탈레반 정부가 그렇게 과격하게 나오지 않을 거다라는 것을 나름대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게 되면 또 국제적인 정서들도 바뀔 수도 있고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봐야 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정상률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정상률 (odk798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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