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소녀의 눈물 "우리는 역사 속에서 천천히 죽어간다"

아프간 소녀의 눈물 "우리는 역사 속에서 천천히 죽어간다"

2021.08.17.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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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소녀의 눈물 "우리는 역사 속에서 천천히 죽어간다"
마시 알리네자드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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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역사 속에서 천천히 죽어갈 것"이라며 눈물을 흘리는 아프가니스탄 소녀의 영상을 이란의 언론인이자 인권운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가 공유했다. 이 영상은 트위터에서 16일까지 170만 번 이상 재생됐다.

13일, 알리네자드는 이 영상을 공유하면서 이 소녀가 누군지, 몇 살인지, 언제 어디서 영상을 촬영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알리네자드는 "탈레반이 진격하면서 미래가 산산이 부서져 절망하는 아프가니스탄 소녀의 눈물"이라고 영상을 설명했다.

알리네자드는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인 사리야를 강요하고 여성들의 기본권과 자유를 앗아가는 탈레반에 학대당할 여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내용의 글도 적었다.

지난 1996년부터 2001년 탈레반 통치 시기는 탈레반 여성들에게는 암흑기였다. 여성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해야 했고 외출할 때마다 남성 친척이나 가족과 동행하지 않으면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당연히 여성들의 사회 활동은 금지됐고 어린 소녀들은 학교조차 갈 수 없었다. '간통을 했다'고 지목만 당해도 돌팔매질로 여성을 사형시키는 끔찍한 악법도 있었다.

탈레반이 떠났던 지난 20년간 아프간 여성의 인권은 많이 발전했다. 여성들은 대학교까지 진학했고 여성 중 5분의 1은 직장을 갖고 경제력을 갖춰 가정 내 지위도 많이 향상된 상태였다. 현재 10대 소녀들은 '탈레반의 통치'를 모르고 자란 세대다.

13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탈레반이 여성 인권에 심각한 제한을 가하는 초기 징후를 보여 우려된다"는 성명을 내고 "소녀와 여성들이 힘들게 얻은 인권이 박탈당하는 보도를 보는 건 너무 끔찍하고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도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는 것을 충격 속에서 지켜보는 중"이라며 "아프간의 여성과 소수자, 인권 운동가들의 안위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YTN digital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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