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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슈퍼·백화점 가려면 '백신 증명서'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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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델타 변이가 발견된 필리핀에서는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열악한 접종 체계와 가시지 않는 백신 불신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자 당국은 백신 증명서를 통해 모든 실내 시설의 출입을 통제하겠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지수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백신 접종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필리핀 세부의 한 쇼핑센터,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대기하는 시민들로 북적입니다.

필리핀에서 백신을 맞기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예약 후에 접종 장소에 방문해 대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준비된 백신 분량만큼 예약을 받는 게 아니다 보니 당일 보급된 백신이 소진되면 지정된 날짜 없이 재방문해 다시 기다려야 합니다.

[인문길 / 필리핀 세부 : (백신 접종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서 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통 예약하고 나면 (대기가)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립니다.]

이러한 불편한 접종 시스템과 백신에 대한 불신 등이 맞물리면서 정부의 백신 독려에도 접종률은 쉽게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릴리마바에 / 필리핀 세부 : (저와 주변 사람들은) 백신에 대한 확신이 없고, 각종 루머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4월 하루 만5천 명 넘는 신규 확진자를 기록한 이후, 지금도 매일 수천 명의 감염자가 나오고 있지만 최근 보건당국이 발표한 델타 변이 감염 건수는 47건뿐입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집계한 것보다 훨씬 많은 델타 변이 감염 환자가 있을 것이라며 감염 폭증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웰마쿠 / 내과 전문의 : (최근에) 고열, 기침, 복통 환자들을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인지 아닌지 확인은 어렵지만,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병원조차 감염 확인을 위해 신속 진단키트를 사용하다 보니 확진이 돼도 변이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웰마쿠 / 내과 전문의 : (신속 진단키트 통해) 두세 명 중 한 명이 코로나 환자인데 (PCR) 검사를 받지 않으면 어떻게 (변이) 감염자를 찾을 수 있을까요. 부모들조차 검사받는 걸 무서워해서 아이들까지 감염되고 있어요.]

일부 지방에서는 집중치료 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의료 시스템 붕괴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당국은 마닐라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심한 지역부터 백신을 우선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8월 25일부터는 공공기관은 물론 마트나 백화점 등 실내 시설을 백신 접종자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형 백신 사고로 '백신 트라우마'가 깊은 필리핀에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 해소보다는 사실상 접종을 강제한 당국의 유인책이 백신 접종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필리핀 세부에서 YTN 월드 이지수입니다.

YTN 김이향 (kimrh10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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