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일본 A급 전범 유해 태평양에 뿌렸다" 공식 문서 발견

"미군, 일본 A급 전범 유해 태평양에 뿌렸다" 공식 문서 발견

2021.06.08. 오전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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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일본 A급 전범 유해 태평양에 뿌렸다" 공식 문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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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구원이 '도조 히데키 등 일본 태평양 전쟁 A급 전범들을 화장해 태평양에 뿌렸다'는 미군 공식 문서를 발견했다.

7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혼대학 다카자와 히로아키 전임강사가 미국 국립 기록 보관소에서 발견한 관련 문서는 미 육군이 전범 7명의 유해를 화장해 개인적으로 처리했다는 진술이 포함됐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일본을 점령한 연합국 총본부 외교과장으로 A급 전범의 처형에도 참석했던 윌리엄 세발드도 자신의 책에서 '전범의 무덤이 신격화되지 않도록 유골을 화장해 흩뿌렸다'고 기록했지만 A급 전범의 유해 최종 처분에 대한 세부 사항이 공식 문서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들 전범의 유해가 태평양이나 도쿄만에 뿌려졌다는 추측이나 소문은 있었지만 이번엔 이를 뒷받침할 공식 문서가 발견된 것이다.

이번 기밀문서는 1948년 1월 4일 자 제8군이 작성한 문서와 1948년 12월 23일에 작성된 문서로 현장 책임자였던 루서 프라이어슨 소령이 '전범 처형과 시신 최종 처분에 대한 자세한 보고' 용도로 작성했다.

문서에 따르면, 1948년 12월 22일 자정 이후 도쿄 스가모 교도소에서 전범을 처형했고, 시신을 실은 트럭이 12월 23일 오전 2시 10분 교도소를 출발해 오전 3시 40분에 요코하마에서 화장됐다. 이후 유골함을 연락기에 싣고 프리어슨의 입회하에 "요코하마 동쪽 약 30마일(48km) 지점까지 이동해 유골을 광범위하게 뿌렸다"고 적혀있다.

프리어슨은 유골을 뿌린 정확한 위치와 시간은 기록하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도조 히데키의 증손자 도조 히데토시는 교도 통신에 "유골이 아무 데나 버려진 것보다는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서 "유골이 흩뿌려진 태평양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아쉽다"면서 "미군이 전범들을 신격화하지 못하도록 유골을 뿌린 위치를 철저히 숨기려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히구라시 요시노부 테이쿄대학 교수는 미군의 이 같은 조치가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나치의 유골을 강에 뿌린 일화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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