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방역 모범국' 확진자 증가...美 '노 마스크' 지침 혼선

아시아 '방역 모범국' 확진자 증가...美 '노 마스크' 지침 혼선

2021.05.17. 오전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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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싱가포르와 타이완 등 아시아 지역 방역 모범국들에서 최근 코로나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완화 지침을 두고 찬반 여론과 함께 혼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아시아에서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했다고 호평받은 국가들 상황이 심상치 않군요?

[기자]
먼저 대표적인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어제 49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숫자로 보면 적지만, 하루 확진자가 10명대에 불과했던 지난 2~3월과 비교하면 다시 증가 추세입니다.

특히 어제 신규 확진자 중 지역감염 사례가 38명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최다였는데요.

이 가운데 18명은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타이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 사이 타이완에서 지역사회 감염은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서며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타이완 보건당국은 주말인 15~16일에 집계된 신규 지역감염이 각각 180명, 206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지역 발생 확진자는 29명이었는데, 여섯 배가량 급증한 겁니다.

태국 역시 지난달 초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100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요.

최근에는 거의 매일 2천 명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신규 확진자가 2천3백여 명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은 지난달 말부터 4차 유행이 시작됐습니다.

최근 지역감염이 전체 62개 시와 지방성 중 26곳으로 퍼졌습니다.

15일 신규 확진자는 165명이었는데요, 이는 코로나 사태 들어 최대 규모입니다.

[앵커]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아온 만큼 더욱 긴장하고 있을 것 같은데, 국가별로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싱가포르는 모임 허용 인원을 기존 5명에서 2명으로 줄였습니다.

또, 식당 내 식사를 금지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습니다.

타이완 당국도 방역 경계 등급을 이달 28일까지 3급으로 올렸는데요.

이에 따라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실내 5인 이상과 실외 10인 이상 사적 모임과 종교 행사가 금지됩니다.

태국 정부는 오늘부터 방콕 등 확산세가 심각한 4개 주에서 수용 인원의 25%에 한해서만 실내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3월 말 방콕을 중심으로 유흥업소발 집단 감염이 발생해온 만큼, 실내 음주는 계속해서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자들에 대해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한 보건당국의 지침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먼저 대형 기업들의 경우 대체로 따르는 분위기입니다.

유통업체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은 지난 14일부터 백신 접종자에 대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현지 시각 월요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고객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주·시 등 지방정부가 이를 의무화하는 지역은 예외입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도 놀이기구를 제외한 실외 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자유롭게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상점들이 입구에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문구를 내걸고 있습니다.

손님 가운데 누가 백신 접종자이고 미접종자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도 본인은 백신을 맞았는데 옆 사람은 맞았는지 불안하니까 마스크를 계속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미국 최대 간호사 노동조합인 전미간호사노조는 CDC의 마스크 완화 지침이 "과학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라며 반발했습니다.

아직 팬데믹 상황이 심각한 데도 환자와 간호사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권고안을 낸 것에 분노한다며, 지금은 방역 지침을 완화할 때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 보건당국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리기는 했지만, 당분간은 업소나 기관별로 개별적인 지침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끝으로 영국으로 가보죠.

인도 변이 확산세 때문에 봉쇄 완화를 늦출지 말지, 말이 많았는데 어떻게 결정됐나요?

[기자]
결국, 예정대로 17일, 오늘부터 봉쇄 완화가 시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 코로나 상황이 썩 좋지 않아 봉쇄 완화 조치를 보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봉쇄 완화를 보류한다는 조치는 따로 나오지 않아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부터 5주 간격을 두고 네 단계에 걸쳐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는데요.

오늘로 3단계까지 왔습니다.

따라서 식당과 술집이 실내 영업을 재개하고요, 극장과 호텔들도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제한된 국가로 해외여행도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다음 달 21일로 예정된 4단계 완화 조치 이행 여부는 추가 검토를 거쳐, 일주일 직전에 최종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 단계는 봉쇄 완화의 마지막 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규제가 모두 풀립니다.

앞서 존슨 총리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늘어난다면 기존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인도 변이에 대해 연일 경고하면서도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인도 변이가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접종을 당부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성인 인구의 69%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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