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니 대신 주삿바늘'...드라큘라 성, 백신 접종센터로 탈바꿈

'송곳니 대신 주삿바늘'...드라큘라 성, 백신 접종센터로 탈바꿈

2021.05.12.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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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 대신 주삿바늘'...드라큘라 성, 백신 접종센터로 탈바꿈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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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성으로 알려진 루마니아 브란성이 '무료 백신 접종 센터'로 탈바꿈했다.

루마니아 언론에 따르면,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140km 떨어진 브란성을 주말에 방문하는 자국민들은 화이자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예약을 하지 않아도 백신을 맞을 수 있으며 접종 후 성을 관람할 수도 있다.

브란성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료 접종 이벤트를 홍보하며 "이것은 다른 종류의 찌르기"라고 표현했다. 드라큘라의 송곳니 대신 백신의 주삿바늘로 찔리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벤트는 지난 7일에 시작했으며 브란성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약 400명의 방문객이 접종을 받았다.

성 입구의 안내판에는 주사기를 쥔 드라큘라의 손이 그려져 있으며 성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누가 백신을 두려워하는가'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브란성 마케팅 관리자 알렉산드로 프리스쿠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을 맞는 다른 방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브란성에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백신을 맞은 사람은 앞으로 100년 동안 이 성에서 환영받는다'라고 적힌 부채 모양의 기념 인증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는 외국인들을 제외한 루마니아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루마니아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기획된 캠페인이기 때문이다. 현지 설문 조사 결과, 루마니아에서는 백신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국민 49%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31%에 그쳤다.

이 탓에 지금까지 루마니아에서 1차 백신을 맞은 국민의 비율은 18.4%로 다른 유럽 국가 접종률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에 따르면, 루마니아에서 지금까지 백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9,000명 이상이 숨졌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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