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형 선고받은 '72조 금융사기범' 메이도프 감옥서 자연사

150년형 선고받은 '72조 금융사기범' 메이도프 감옥서 자연사

2021.04.15. 오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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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형 선고받은 '72조 금융사기범' 메이도프 감옥서 자연사
사진출처: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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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금융사기로 150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복역 중이던 버나드 메이도프가 감옥에서 사망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각) 미국 교정국 관계자와 변호사는 "메이도프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 연방교도소 의료시설에서 8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메이도프의 사망 원인은 자연사로 알려졌다.

메이도프는 1970년대 전 세계 136개국에서 3만 7천여 명에게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금을 유치하고, 투자받은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를 저질러 감옥에 수감됐다.

투자받은 돈을 유용해 고수익을 안겨주며 가짜 명성을 쌓은 그에게 고객들이 몰렸고, 평범한 플로리다 은퇴자부터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메이저 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른 샌디 쿠팍스 선수와 같은 유명인들까지 피해자가 됐다.

그러나 메이도프의 '투자자문으로 위장한 피라미드 사기'는 2008년 금융 위기가 닥치자 투자한 돈을 되찾으려던 사람들이 몰리면서 발각됐다. 전 재산을 맡기거나 은퇴자금을 투자했던 사람들은 벼랑 끝에 몰려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2008년, 체포된 메이도프는 암살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입고 법정에 섰을 만큼 증오의 대상이었다.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 피해액은 65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72조5천억 원에 달해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큰 사기 사건으로 기록됐다.

당시 메이도프에게 150년 형을 내렸던 데니 친 맨해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메이도프의 범죄는 악랄했다. 그의 금융 시스템 조작은 엄청난 인명 피해를 가져왔다"면서 "그가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길 바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150년 형을 선고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메이도프가 체포된 이후, 그의 재산은 대부분 몰수됐고 집안도 몰락했다. 메이도프의 형제 피터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함께 사업을 하던 장남 마크 메이도프는 아버지가 수감된 지 2년째에 극단적 선택을 했고, 차남 앤드루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메이도프는 지난해 신장병을 비롯해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만이라도 석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결국 메이도프는 수감 기간의 1/10도 채우지 못 한 채 감옥에서 눈을 감았다.

메이도프의 피해자 36명의 변호사 제리 리즈맨은 메이도프의 사망 소식을 들은 피해자들이 "아무도 버나드 메이도프를 애도하지 않을 것이며 행복하다"는 소감을 남겼다고 전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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