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은 장사하면 안 돼" 멈출 줄 모르는 혐오와 폭력

"아시아인은 장사하면 안 돼" 멈출 줄 모르는 혐오와 폭력

2021.04.11. 오전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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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애틀랜타 사건 후에도 아시아계를 겨냥한 차별과 폭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휴스턴에서 한인 여성이 흑인 여성에게 폭행을 당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김길수 리포터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미용용품이 즐비한 상점.

물건을 고르던 흑인 여성들이 가발이 진열된 쪽으로 가서 물건을 떨어뜨리며 장난을 칩니다.

가게를 지키던 주인 김 씨가 엉망이 된 주변을 정리하며 제지하자 여성들은 김 씨를 향해 고함을 지릅니다.

[이성준 / 피해자 아들 : (그 사람들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니까 (제가) 가게에서 나가달라고 요청을 했고 그러니까 흑인들이 나가면서 저랑 동생 그리고 저희 아버지가 있는 데서 "동양인들은 흑인 물건을 팔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나갔어요.]

소란을 피운 뒤 나가는가 싶더니 한 명이 갑자기 돌아서 김 씨를 사정없이 때립니다.

남편과 아들이 황급히 뛰어가 말렸지만 김 씨는 이미 심하게 폭행을 당한 뒤였습니다.

[이성준 / 피해자 아들 : 저희는 아직도 화면을 볼 수가 없어요. 그 장면이 너무 참담해 가지고…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운 게 (어머니는) 많이 우울해 하시죠. 우울증 같은 게 있어요.]

난동을 부린 여성들은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김 씨는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가족들은 큰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아시아인 차별을 멈춰라! (Stop Asian Hate!!!)"

애꿎은 한인 등 아시아계 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민들은 인종 혐오를 멈추라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박진수 / 시위 행사 기획자 : (이처럼) 보여주는 게 있어야 해요. 미국 사회에서 보면 아시안들이 보이지 않아서 업신여겨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동포들은 그동안 미국 내 인종 차별들이 만연했지만 팬데믹 이후 강도가 더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이여진 / 미국 댈러스 : 항상 인종차별이 있었지만, 지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온 뒤에는 이제는 큰 목소리로 자신감을 갖고 저에게 사람들 있는 곳에서 공식적으로 인종 차별을 하고 있습니다.]

[이석중 / 미국 댈러스 : 가끔 욕도 하고 너희 한국으로 돌아가라 중국으로 돌아가라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이 확산하자 미 의회가 증오범죄를 방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논의하기로 한데 이어 댈러스시는 '아시안 혐오 범죄 금지의 날'을 선포하는 등 변화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중심이 된 한인 사회는 애틀랜타 비극 후에도 계속되는 증오범죄 차단을 위해 결집하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적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한인사회의 절박한 외침은 인종 범죄에 무관심했던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에서 YTN 월드 김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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