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따돌림·인종차별 소재 나이키 광고로 日 '시끌'

집단따돌림·인종차별 소재 나이키 광고로 日 '시끌'

2020.12.02. 오전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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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가 일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만든 2분짜리 광고를 두고 일본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재일교포 소녀와 흑인 혼혈 소녀 등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세 명의 소녀 축구 선수가 자신과 미래를 움직이기 위해 스포츠를 통해 매일 투쟁하고 갈등을 극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작 많은 일본인들은 "일본이 차별이 가득한 나라로 오인될 수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박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자신과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일본 시장을 겨냥해 새롭게 내놓은 캐치프레이즈입니다.

나이키는 일본에서 각각 다른 배경을 가진 세 명의 소녀 축구 선수가 지닌 공통의 아픔을 다루었습니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한 일본인 소녀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합니다.

"나라는 사람, 도대체 무엇일까?"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소녀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속마음을 담담하게 털어놓습니다.

"보통은 아니잖아…이대로 좋은 건가?"

종종 적대적 일 수 있는 한일관계 때문에 거리에서 위협적인 시선을 받곤 하는 재일교포 소녀는 이도 저도 아닌 경계인의 차별을 고백했습니다.

"나만 공중에 붕 떠 있는 거 같아. 더 어울리는 편이 좋겠지?"

광고 후반부에서는 끊임없이 자신과 미래를 움직이기 위해 축구를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마침내 당당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실제 체험담에 기초했다고 밝힌 이 광고는 공개 나흘 만에 유튜브 900만 회, 트위터 천400만 회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따돌림과 차별을 스포츠로 극복한다는 이 광고를 접한 다수 일본인들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고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관심 없다는 듯 나이키사에 대한 항의와 함께 인종차별적 발언과 댓글이 18,000여 개나 쏟아졌습니다.

"일본을 정말 차별로 가득 찬 나라로 볼 수 있고, 일본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주는 것 같다"며 심지어 불매 운동을 예고하는 글도 이어졌습니다.

"차별은 일본만이 아닌 다른 나라에도 존재하며, 일본에는 집단 따돌림이 없다"는 일본인들의 주장이 공허하게 들릴 뿐입니다.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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