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의료체계 '마비'...민낯 드러난 의료 격차

이탈리아, 의료체계 '마비'...민낯 드러난 의료 격차

2020.11.29. 오전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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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 초기 감염의 온상지로 떠올랐던 이탈리아가 다시, 재확산으로 인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감염 폭증에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고, 의료시설이 열악한 지역들은 정부 방역대책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손종윤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인적 붐비던 레푸블리카 광장이 텅텅 비었습니다.

곳곳에는 마스크 착용 여부를 단속하는 군경이 눈에 띕니다.

이탈리아 전역이, 감염 확산·피해 정도가 심한 수준을 뜻하는 적색구역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일일 신규확진자는 3~4만 명대에 달하고 최근엔 하루 사망자가 750명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피에트로 마르틸레 / 이탈리아 로마 : 확진자 중에 사망에 이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 견주어 봤을 때 2차 봉쇄령을 통해 늘어나는 확진자 추세를 좀 늦출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총리실 앞에선 남부 칼라브리아주에서 올라온 지방공무원들이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남부지방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알리고 정부가 약속한 복지정책을 이행해주길 촉구했습니다.

[세레나 노타로 / 시위 참가자 : 정부가 우리 지역에도 더 큰 관심과 복지 혜택을 줄 것을 요청하는 자리입니다.]

[쥬세페 카를로니 / 시위 참가자 : 지역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우리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병원에서 치료받기도 매우 힘듭니다.]

이탈리아의 의료 시스템은 과부하 상태입니다.

중환자실의 42%가 코로나19 환자로 가득 찼고 중증환자에게 중요한 산소통 수요는 400%까지 치솟아 산소통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수도 로마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까지 최대 열흘을 기다려야 하는데, 어렵게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치료 공간이 부족해 자택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프란체스코 모치아 / 코로나19 확진 판정 : 검진 예약까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10일 정도 소요되기도 합니다. (확진 판정 이후 병원에서는) '집에 있으라', '외출은 절대 할 수 없다', '그 누구와도 접촉하지 말라'와 같은 지침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엘리자베타 까니타노 / 그라씨 종합병원 공중보건의 : 이탈리아는 11월부터 통제력을 잃었습니다. (적색구역은) 병원 침상 수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종교 시설, 컨벤션 홀 등에서는 기존 의자를 빼고 입원용 침상을 두기도 합니다.]

지난봄에 이어 또다시 심각한 수준의 감염병 위기를 맞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가 민간 의료단체에까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가운데, 재봉쇄가 맹렬한 기세를 보이고 있는 확산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YTN 월드 손종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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