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덮친 방글라데시..."하루하루가 막막해요!"

코로나19가 덮친 방글라데시..."하루하루가 막막해요!"

2020.10.02. 오전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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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특히 인구가 많은 동남아시아는 상태가 심각합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산업 근간인 봉제업이 소비국들의 주문 감소로 사실상 멈춰 서면서 수천만 명이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보도에 임수근 기자입니다.

[기자]
조그만 봉제 공장을 운영했던 자히드 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요즘은 닭을 팔러 다닙니다.

올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공장 직원 8명을 내보낸 뒤 생계가 막막하자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장사입니다.

자히드 씨가 닭을 팔아 버는 수입은 우리 돈 월 17만 원으로 봉제공장을 운영했던 때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지둘 이슬람 자히드 / 봉제공장 사장 : 직원 8명을 두고 부르카를 만들었는데 코로나19 봉쇄로 매우 어렵습니다. 직원 임금 줘 내보내고 나니 무일푼 상태네요.]

방글라데시 수출의 80%를 차지하던 의류업종이 주요 소비국들의 주문 감소로 타격을 받자 그 불똥은 고스란히 400만 여성 봉제 노동자들에게 튀었습니다.

전에는 파출부 일자리도 구할 수 있었지만 감염 우려 때문에 지금은 타인을 집안으로 들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파출부들 조차 길거리에서 차나 담배 등을 파는 형편입니다.

[돌리 베굼 / 전직 가정부 : 여러 집에서 가정부 일을 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사람을 들이지 않아요. 애들과 살아야 해서 길거리에서 담배와 차를 팔아요.]

경제 사정이 이렇자 거리 곳곳에는 연장 등을 손에 쥔 채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하루 일당이라도 벌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하메드 자밀 / 일용직 노동자 :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업자들 우릴 찾지 않습니다. 일거리가 없습니다. 대부분이 굶고 있습니다.]

사원 등 무료급식소들은 연일 넘쳐나는 실직자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귀국한 해외 취업 노동자까지 실직자 대열에 가담하면서 노동시장 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견디다 못한 도시 이주민들은 이제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접고 대도시를 떠나 다시 농촌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누적 확진자는 36만여 명으로 5천여 명이 감염으로 숨졌습니다.

YTN 임수근[sgl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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