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등록 언론사만 취재 가능"..거꾸로 가는 언론자유

홍콩 경찰 "등록 언론사만 취재 가능"..거꾸로 가는 언론자유

2020.09.27. 오전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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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 경찰이 앞으로는 당국에 공식 등록한 언론사 취재진에게만 취재를 허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홍콩 언론단체들은 언론 자유는 경찰이 부여하는 게 아니라며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조승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콩 경찰이 공식 등록된 언론사 기자들에게만 취재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정부가 운영하는 보도자료시스템에 등록돼 있거나 국제적으로 알려진 외국 언론사에만 취재를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가짜 기자 행세를 하는 이들과 이른바 1인 미디어들 때문에 현장에서 공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홍콩 경찰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시위 현장에서 가짜 기자증 소지자와 가짜 취재조끼 착용자 13명을 체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콩 기자협회는 사전 설명도 없었던 일방적인 통보인 데다, 언론 자유는 경찰이 부여하는 게 아니라며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크리스 영 / 홍콩 기자협회장 : 업무 효율 이유로 취재를 제한하는 것으로 매우 주관적이며 앞으로는 의견 개진도 의문도 제기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경찰 지침에 따르면 앞으론 미등록 언론사 기자는 시위 현장 등에서 체포될 수도 있고, 경찰 통제선 내에서 벌어지는 취재와 인터뷰, 기자회견 등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됩니다.

홍콩 경찰은 지난 8월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를 체포하는 과정에서도 이른바 신뢰할 수 있는 언론매체만 취재를 허용한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홍콩 언론단체들은 경찰의 이번 조치는 언론 자유를 보장하는 홍콩 기본법과도 배치된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홍콩 정부 보도자료시스템에 등록된 매체는 205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YTN 조승희[j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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