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反 마스크' 시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反 마스크' 시위

2020.08.30.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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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캐나다 일부 주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시위까지 일어나고 있는데요.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동양인에 대한 혐오로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캐나다 장지훈 리포터가 현지 상황 전해드립니다.

[기자]
실내 마스크 의무 정책에 항의하는 주민 수십 명이 주 의회의사당 앞에 모였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비난하는 각종 피켓과 손팻말을 들고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시위대.

마스크를 쓰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며 어린이와 노인까지 앞세우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거리 두기도 지키지 않은 채 구호를 외칩니다.

[마스크 착용 반대 시위 참가자 : (새로운 마스크 의무 착용) 정책은 우리 기본권과 선택권을 앗아가고, 자유와 캐나다 근간이 되는 믿음을 빼앗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매우 강하게 반대합니다.]

캐나다에서는 퀘벡, 앨버타, 온타리오 주 등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 중입니다.

위반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자 이에 반발한 시위가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일부에서는 의료, 보건용 마스크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 마스크를 쓰는 것이 방역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제임스 키친 / 변호사 : 에드먼턴시에서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 실내에서 의료용 마스크도 아닌 것을 쓰도록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합리성이 결여돼 있고, 과학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어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반발이 애꿎게 인종혐오로 번지면서 우리 동포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상점에선 마스크 착용을 반대하는 주민이 한국인 등 아시아인에게 폭언을 퍼붓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넌 이 가게 전체를 다 가졌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전혀 그렇지가 않아. 넌 캐나다를 무시하고 있어 너희가 오기 전까지 캐나다는 정말 좋은 나라였어."

갑자기 이유도 없이 폭언을 들은 동포는 황당하기만 합니다.

[폴 최 / 캐나다 앨버타주 : 할아버지가 들어오자마자 점원과 고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더니 소리를 질렀어요. 앨버타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놀랍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죠.]

감염 피해를 최소화해주고 감염자가 쓸 경우 그 효과는 더욱 커지는 마스크.

코로나19 백신과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현재로서는 최선의 대안인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소모적인 논쟁과 인종 혐오의 표적이 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YTN 월드 장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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