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전격 퇴진...재임 7년 8개월 만에 퇴장

아베 총리 전격 퇴진...재임 7년 8개월 만에 퇴장

2020.08.28.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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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양성 대장염 재발…총리직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
"신약 치료 예정…반드시 나아진다고 장담 못해 퇴진 결심"
"새 총리 정해질 때까지 총리직 계속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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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일본 총리가 오늘 전격적으로 물러났습니다.

조금 전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지병이 재발해 더 이상 총리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먼저 조금 전 열린 기자회견 내용부터 정리해 볼까요?

역시 건강 문제가 결정적이었죠?

[기자]
아베 일본 총리는 조금 전 5시부터 시작한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사퇴의 뜻을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달 초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건강 상태가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총리직을 이어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신약을 써서 치료할 예정이지만 증세가 반드시 나아진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사임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기 집권 당시에 이어 또 건강 문제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또 하루하루 전심전력으로 일해 왔지만 헌법 개정과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 등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는 것은 단장의 아픔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과업에 대해서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자민당이 새 총리와 함께 국민에게 약속한 정책들을 달성하기 바란다며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지해 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모두 발언을 마쳤는데요.

사임의 뜻을 밝히는 도중 눈시울이 잠시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누가 총리직을 대신하게 되나요?

[기자]
아베 총리는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총리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민당은 당 총재를 겸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후임 총재를 뽑는 선거를 곧이어 치르게 되는데요.

현재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은 아베 총리의 사퇴 의사가 전해진 뒤 잇따라 긴급 회동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보통은 자민당 소속 의원들과 각 지역 당원들이 함께 투표에 참여하지만 긴급한 상황인 만큼 의원들만 투표에 참여해 총재를 선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선거는 늦어도 2주일 안에 모두 마치게 될 전망입니다.

현재 총재 선거에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은 이시바 전 간사장과 기시다 정조회장 등이 유력합니다.

스가 관방장관도 최근 위기 관리를 위해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지명할 가능성이 점쳐지며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습니다.

이와 함께 꾸준히 총재직 도전 의사를 밝혀온 고노 방위성 장관 등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앵커]
아베 총리가 전후 최장수 연속 재임 기록을 세우고 결국 물러나게 됐는데요.

지난 1차 집권 당시의 전철을 다시 밟게 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6년 9월 일본 헌정 사상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아베 총리는 불과 1년 만에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으로 물러났습니다.

당시에는 퇴진 발표도 갑작스러웠고, 또 바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이후 큰 혼란이 빚어졌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올가을 이후의 코로나19 대책과 함께 향후 정치 일정을 조정하고 물러나는 모양새입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12월 취임한 뒤 지난 24일로 일본 헌정 사상 최장 연속 재임 기록을 세웠습니다.

오늘까지 2,803일을 재임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필생의 업으로 삼은 헌법 개정 그리고 동일본 대지진을 극복하는 상징으로 치르고자 했던 도쿄 올림픽을 결국 자기 손으로 이루지 못하게 됐습니다.

또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강제동원 배상 판결 이후 수출 규제를 통한 보복 등 역대 최악으로 남을 만한 대결 국면을 이어갔습니다.

최장수 총리 기록은 남겼지만 정치적 유산은 남기지 못한 채 아베 총리는 또다시 건강 문제로 관저를 떠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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