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책임...패전 75주년 일본의 두 얼굴

끝나지 않은 전쟁 책임...패전 75주년 일본의 두 얼굴

2020.08.15.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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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이후 매년 8월 15일 ’반 야스쿠니’ 집회 열려
아베 총리, 2기 집권 이후 전쟁 책임·반성 외면
나루히토 일왕, 아버지 이어 ’깊은 반성’ 표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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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는 A급 전범을 포함한 전몰자를 추모하는 야스쿠니 신사에 패전 75주년을 맞아 현직 각료들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참배했습니다.

하지만 끝나지 않은 전쟁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지금도 일본 사회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야스쿠니는 침략 전쟁의 상징이다"

35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 수백 명이 거리 행진에 나섰습니다.

30년 넘게 매년 8월 15일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전몰자 추도식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어온 사람들입니다.

[아마노 케이이치 / '반 야스쿠니' 집회 참가자 : 일본 정부가 나서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과거에 저지른 전쟁 자체를 정당화하려고 추도 행사를 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 곳곳에서는 행진을 방해하려는 사람들과 충돌 직전 상황까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너희 같은 것들은 일본에 필요 없으니 꺼져라!"

야스쿠니 신사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도 전국에서 참배 인파가 몰렸습니다.

아베 총리는 올해 공물 비용을 보내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고이즈미 환경성 장관 등 각료 일부는 4년 만에 처음으로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습니다.

10분의 1 규모로 축소된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아베 총리는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적극적 평화주의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많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이상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하지만 2기 집권 이후 지금까지 전쟁 책임에 대한 반성과 사죄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은 아버지에 이어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깊은 반성 위에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일본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지난해와 달리 일본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책을 일본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점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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