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 등록...안전성 논란

러시아,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 등록...안전성 논란

2020.08.12. 오전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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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안보라 앵커
■ 출연: 조수현 / 국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국제기구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안녕하세요.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을 정식으로 승인한 건가요?

[기자]
푸틴 대통령이 원격 내각회의를 주재하면서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현지 시각 11일 아침,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푸틴 대통령의 발표 내용,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은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면역 형성이 증명됐고, 모든 필요한 검증 절차를 거쳐 등록됐습니다.]

이 백신은 '스푸트니크 V'로 명명됐습니다.

지난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딴 겁니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센터와 국방부 산하 연구소가 그동안 국부펀드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해왔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게 이 백신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푸틴 대통령의 딸도 새로 등록된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딸이 2명 있습니다.

큰딸 마리아는 35살, 둘째 딸 카테리나는 34살인데요.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딸 중 1명이 이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해 접종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둘 중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1차 접종 후 딸의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갔다가 이튿날 37도로 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2차 접종 이후에도 체온이 조금 올라갔지만 곧 내렸고, 지금은 몸 상태가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높은 항체 반응을 보였다고도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등록된 백신의 양산이 조만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량 생산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백신 접종은 자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백신의 효험과 안전성은 검증된 건가요?

[기자]
이 부분이 아직 논란입니다.

러시아 보건부는 임상시험이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중순, 1차 임상시험이 마무리됐고요.

이후 2차 시험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미하일 무라슈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현재까지 모든 임상시험 참가자에게서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항체가 생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무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1인당 2회 접종으로 장기간의 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며, 2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아직 3차 임상시험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을 공식 승인한 게 논란입니다.

[앵커]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 백신의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벌써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통상적으로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3차 임상시험 뒤에 백신을 등록하는 게 순서입니다.

그 이후에 대량 생산과 일반인 접종을 본격화하게 되죠.

그런데 3차 시험을 거치지 않은 백신 접종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초'의 여부가 아니라 효과와 안전성 확보라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3차 임상시험을 통한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독일 보건부 대변인도 "환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러시아 백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특히, 품질과 효능, 안전성에 대해 알려진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백신에 대한 사전 자격심사 절차를 마련했다며 러시아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실제로 3차 임상시험은 언제 시작되나요?

[기자]
러시아 보건부는 곧바로 3차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계획입니다.

러시아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진행될 예정인데요.

러시아 측은 이미 20여 개국에서 10억 회분이 넘는 백신 공급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말쯤 의료진부터 접종을 시작한 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0월부터는 자원자를 대상으로 일반인 접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장 지금부터 3차 시험을 시작한다고 해도,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요.

러시아의 성급한 백신 접종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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