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취소된 딸 '대학 졸업식' 대신 열어준 아버지

코로나로 취소된 딸 '대학 졸업식' 대신 열어준 아버지

2020.05.19. 오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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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취소된 딸 '대학 졸업식' 대신 열어준 아버지
twitter / Jeremypierre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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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사는 가브리엘 피어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정돼있던 대학 졸업식이 취소되자 거의 일주일 동안 눈물을 흘렸다.

루이지애나 자비에르 대학에서 공중보건과학을 전공하고 생물학을 부전공한 가브리엘은 대학 내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다. 지난해 12월에 이미 대학 과정을 끝마쳤기 때문에 다음 졸업식에 참석할 기회는 없었다. 졸업 단상에 오르기만을 염원해왔던 그녀에게 졸업식 취소의 슬픔은 너무나 컸다.

가브리엘의 아버지 토렌스 번슨 또한 슬퍼하는 딸을 보면서 가슴이 무너졌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우는 걸 보면서 정말로 착잡했다. 아이가 졸업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날 밤, 아버지 버슨은 잠자리에서 기도하던 도중 불현듯 집에서 딸의 졸업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는 곧장 부인에게로 달려가 자기 생각을 말했다. 아내는 처음에는 "제 정신이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곧 버슨의 아이디어를 마음에 들어 했다.

버슨은 무려 6주 동안 계획을 세웠다. 그는 무대, 연주가, 사진작가 등을 예약하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녔다. 가브리엘은 졸업식이 시작되는 당일까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5월 중순, 화창한 날 가브리엘은 연주가들이 전통적인 졸업 노래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할 동안 뒷마당으로 걸어 나왔다. 연사로는 그들의 교회 목사와 가브리엘의 이모가 등장했다. 가족 및 지인 40명이 마스크를 쓰고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참가자들은 서로 멀찍이 떨어진 채 45분 동안 진행된 졸업식을 지켜봤다.

가브리엘은 "모든 게 너무 완벽했다"며 행복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너무나 사랑받는 사람이고 위대했던 순간"
이라며 참석자들과 아버지에게 감사를 표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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