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10대 소녀, 남성과 영상 찍었다가 살해돼

파키스탄 10대 소녀, 남성과 영상 찍었다가 살해돼

2020.05.18. 오전 11:2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파키스탄 10대 소녀, 남성과 영상 찍었다가 살해돼
지난 2018년 명예 훼손으로 살해당한 파키스탄 여성이 묻힌 장소 / AP
AD
파키스탄의 10대 여성 두 명이 남성과 함께 있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왔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살해당했다.

17일, 영국 BBC는 온라인에 게시된 영상 때문에 16세와 18세 두 여성이 '명예 살인'을 당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 피해자는 아버지에게 희생됐으며 두 번째 희생자는 남자 형제에게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지난 14일 목요일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접하는 와지리스탄 경계에서 살해당한 뒤 매장됐다.

당국은 남성 두 명을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 모하마드 나와즈는 "두 사람 모두 범행을 자백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같은 비디오에 등장한 두 소녀는 모두 곁에 있던 한 남성으로부터 짧은 입맞춤을 받았다. 비디오는 약 1 년 전에 촬영됐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파키스탄 소녀가 등장한다고 경찰은 밝혔다.

매년 파키스탄 여성 1,000명 정도가 소위 '명예 살인'으로 숨진다. 정해진 집안과 결혼하기를 거부하거나 성범죄를 당한 경우, 혹은 불륜 행위를 했거나 의심받을 행동을 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다. 가해자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다른 가족에게 용서를 받으면 사면될 수 있다는 법적 허점 때문에 처벌을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가족의 사면 요청을 받아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 조항을 통과시키면서 모든 명예 살인이 처벌받을 수 있게 됐다. 가해자들은 최대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경찰은 살인 사건에 연루된 두 명의 다른 용의자를 찾는 동시에, 영상에 등장하는 세 번째 소녀와 남성을 구하기 위해 이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