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파나마, '남녀 외출 2부제' 실시...성 소수자 반발

페루·파나마, '남녀 외출 2부제' 실시...성 소수자 반발

2020.04.06. 오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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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파나마, '남녀 외출 2부제' 실시...성 소수자 반발
사진 출처=AP 생필품을 사려고 외출한 페루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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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와 파나마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남녀 외출 2부제'를 시행하고 나섰다.

3일, 로이터 등 해외 언론은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이 2일 대국민 발표에서 "남녀로 나누어 각각 지정된 날에만 외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남성은 월·수·금요일, 여성은 화·목·토요일에 외출이 가능하다. 일요일은 성별과 관계없이 외출이 전면 금지되며 이번 조치는 4월 중순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성별에 따라 외출을 허가하면 당국의 단속이 쉬우리라는 판단에서 이루어진 조치다.

앞서 지난 1일부터 파나마도 남녀로 나누어 외출을 허용했다. 파나마 정부는 3월까지 신분증 끝자리 숫자에 의약품과 생필품 구입을 위한 2시간의 외출만을 허용해왔다. 국경을 폐쇄하고 학교 수업을 중단했으며 외국인이 입국도 금지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하자 보다 단속을 강화해 '성별 외출 2부제'를 택했다.

하지만 파나마와 페루의 조치에 대해 성 소수자 단체들은 "성전환자를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우려하고 나섰다. 25세 일러스트레이터 알리는 '트랜스젠더 남성'이지만 신분증에는 여성으로 표기돼 있다. 그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찰이 성 소수자에 대해 훈련을 받지 않았거나 감수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언제 외출해도 단속에 걸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나마 성전환자협회 리카르도 베테타는 역시 "경찰은 여전히 하나님이 아담과 이브만 창조했다고 주장한다. 트렌스젠더는 언제 외출해야 하는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페루에서는 6일 현재까지 2,20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 가운데 83명이 사망했으며 파나마는 1,800명이 감염돼 46명이 사망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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