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필요하면 주저 없이 결단"...감염자 호텔에 수용 추진

아베 총리, "필요하면 주저 없이 결단"...감염자 호텔에 수용 추진

2020.04.03.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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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긴급사태 발령 시 직접 기자회견 열어 설명"
일본의사회·지자체·경제단체 등 긴급사태 발령 촉구
도쿄 어제 하루 97명 급증…日 전국 환자 3천5백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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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일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에서 아베 총리가 필요할 경우 주저 없이 긴급사태 발령을 결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하루 도쿄에서만 100명 가까이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는 등 긴박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 나온 발언인데요.

일본 연결해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아베 총리는 계속 강조해 왔는데 입장이 바뀐 건가요?

[기자]
아베 총리는 이번 주 들어 국회에서 매일 긴급사태 선언에 대한 질문을 받아왔습니다.

그동안은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라는 말만 했는데 어제 중의원 본회의에서 처음으로 필요할 경우 주저 없이 결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건데요.

다만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긴급사태를 발령할 경우 자신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긴급사태 선언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이번 주 들어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일본의사회를 비롯해서 오사카 등 지자체, 또 경제단체에서도 빨리 결정하고 대응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어제 도쿄에서 환자가 97명 늘고, 일본 전체로도 사흘째 200명 이상 감염자가 늘어나는 등 급증세가 이어지자 일본 정부도 더 지켜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환자 수가 700명에 육박한 도쿄만 봐도 정부 예상보다 환자 수가 훨씬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후생성은 지난달 21일 내놓은 자료에서 3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일주일간 도쿄 환자 수를 159명으로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기간 발생한 확진자는 375명으로 200명 이상 더 많았습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긴급사태 선언은 임박해 보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처럼 강제성 있는 조치는 아닌 만큼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도쿄를 포함해 환자가 많은 대도시에서 병상과 시설이 부족해 의료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까?

[기자]
일본 TBS 방송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한국이 환자 급증 속에서도 의료 붕괴를 겪지 않은 점을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 증세가 심한 사람과 가벼운 사람을 구분해 신속히 대응했다는 점인데요.

일본도 이제 이런 방식을 도입할 전망입니다.

도쿄와 오사카는 지자체 차원에서 증세가 가벼운 환자를 호텔 등 숙박시설과 집으로 옮겨 치료받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감염법상 가벼운 증세의 환자도 모두 입원 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 수만큼 병상이 필요한데요.

도쿄의 경우 현재 확보한 병상 700개 중 600여 개를 이미 쓰고 있어 오늘 환자가 100명 이상 나오면 당장 보낼 곳이 부족해집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병원은 중증 환자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의료 체제를 바꿔야 할 필요성이 생긴 건데요.

이런 방침에 협조하는 호텔 등에 대해서는 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직원들의 감염 문제와 영업 차질을 호소하고 있어 교섭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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