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스페인 사망자만 8천여 명...미국 확진자 4만여 명

이탈리아·스페인 사망자만 8천여 명...미국 확진자 4만여 명

2020.03.24. 오전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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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팬데믹 가속화…감염자 20만→30만까지 4일 걸려"
이탈리아·스페인 사망자 8천여 명… 전 세계 절반 차지
美 전 세계 감염자 수 3위…이란·브라질 등 확산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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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재윤 앵커, 이승민 앵커
■ 출연 : 조수현 국제부 기자

[앵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사망자만 8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에서도 코로나19 검사가 본격화하면서 확진자가 4만여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조수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국가별 상황을 들여다보기 앞서서요, 큰 틀에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현황 요약해주시죠.

[기자]
현재 상황에 대해 세계보건기구, WHO는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의 첫 발병 보고 이후 10만 명까지 67일이 걸렸는데요.

20만 명까지는 11일, 30만 명까지는 단 4일 걸렸다며 위기감을 드러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30만7천 명에 이르는 코로나 환자의 절반을, 유럽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누적 사망자의 절반인 8천여 명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나왔습니다.

미국은 어제를 기점으로,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3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중동에서는 이란이 가장 심각한데, 이스라엘과 사우디에서도 2차 감염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중남미의 경우, 브라질에 이어 에콰도르와 칠레에서도 가파른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밤사이 새로 나온 국가별 집계도 정리해볼까요?

[기자]
이탈리아에서는 확진자가 6만3천9백여 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사망자는 6천 명을 넘었습니다.

하루 사이 확진자가 4천7백여 명 늘었는데요, 증가 인원은 여전히 많지만 증가율만 보면 지난달 21일 이후 최저치입니다.

사망자는 602명 증가했는데, 증가율이 11%로 지난 19일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스페인에서는 확진자가 3만5천 명, 사망자가 2천3백여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미국은 확진자가 4만3천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545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란은 확진자가 2만3천여 명, 사망자가 천8백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에서는 며칠 사이 확진자가 급속히 불어났는데, 그 이유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 정부의 강한 이동 제한 조치에도, 지난 사흘 사이 확진자가 2만여 명 늘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무료로 전환한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의료시스템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전 국민 대상의 공적 의료보험 제도가 없습니다.

그래서 의료비용이 매우 높은데요.

사태 초기에는 이런 의료비 문제로 검사를 많이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보험에 따라 검사 비용이 다른데, 많게는 2천 달러 넘게 든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일, 무료 검사가 시작된 기점으로 하루에 수천 명씩 환자가 증가했습니다.

뉴욕이 최대 감염자를 기록한 데는 뉴욕 시의 인구 밀집도 영향도 있지만요, 검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뉴욕 주의 검사 진행 상황을 한국과 비교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뉴욕처럼 조사를 한다면 환자가 10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원한다고 무조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의료진이 증상을 보고 판단하게 되겠죠.

그런데 앞으로 더 큰 문제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입원이 필요하게 될 경우.

입원비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피해가 심각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병상과 병실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뉴욕과 워싱턴, 캘리포니아에 모두 4천 병상 규모의 병실을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뉴욕에서는 호텔이나 학교 기숙사 등을 임시 병원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현지 시민사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전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집 밖을 나서면, 경찰이 어떤 이유로 외출했는지 묻거나 주의를 주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는 해마다 이맘때 열리는 벚꽃축제를 취소했고요.

5월과 6월로 예정된 졸업식을 취소했거나 무기한 연기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코로나 확산은 매우 급속히, 갑작스럽게 이뤄졌기 때문에 시민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분위기입니다.

사재기 현상이 벌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고요.

마스크에 대한 인식도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서양 문화권에서는 마스크를 잘 안 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제는 마스크를 쓰도록 정부 차원의 권고도 나왔습니다.

또,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10배 정도 뛰거나 구하기조차 어려운 곳이 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오전 TF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는 국내 여행 제한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또다른 국가, 이란 얘기 나눠보죠. 지금 이란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이란의 확진자는 세계에서 6번째, 사망자는 4번째로 많습니다.

의료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수도 테헤란의 대형 쇼핑몰 '이란몰' 일부를 입원실로 임시 개조했습니다.

이곳에 3천 개의 병상을 추가로 마련해서, 중증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치료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19 피해와 관련해 미국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여론전을 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이란에서 전염병을 확산하게 하는 비인도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주장입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에 미국이 적대적인 경제적 테러리즘을 가해, 이란이 전염병에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한 재정적 원천을 제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도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교역할 수 있도록 대이란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엔 지도부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여전히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브라이언 훅 대이란 특별대표는 "이란에 대한 최대의 압박 정책은 계속된다"며 대이란 제재로 이란이 인도적 물품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밤사이 국제사회 차원에서는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어떤 움직임이 있었습니까?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치중해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확진자를 찾아, 모든 접촉자를 격리시키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세계적 차원의 정치적 협력, 특히 주요 20개국, G20의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보조를 맞춰,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화상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응 행동계획'을 만들고, 경제적 영향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협의한다는 내용입니다.

G20 정상들도 조만간 화상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프랑스와 영국 정상과 잇따라 통화를 하고, G20 정상회의 개최와 치료제 개발, 경제 문제 등을 협의했는데요.

시 주석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코로나19 진원지 국가의 수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바이러스 해결사로서 자리매김하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 조수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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