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실한 초기 대응, 사망 불렀다...비판 이어져

日 부실한 초기 대응, 사망 불렀다...비판 이어져

2020.02.21. 오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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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요코하마항에 머물고 있는 크루즈선에서 어제 처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확인됐죠?

두 사람 모두 80대 고령자였는데, 일본 정부의 부실한 초기 대응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 연결해 현재 상황 알아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고령자들이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점이 각국 감염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됐는데요,

사망한 감염자들에 대한 초기 대응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면서요?

[기자]
어제 사망한 감염자 2명은 80대 남성과 여성입니다.

여성 감염자의 경우 지난 5일 발열 등의 증세를 보인 뒤 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일본 정부는 5일부터 선상 격리를 시작한 뒤 고령자를 중심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해 감염이 확인된 사람들은 병원으로 이송했는데요.

문제는 사망한 여성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날까지도 이 검사를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미리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가 확인됐다면 보다 신속한 조치가 가능했을 텐데 선상 격리로 증세가 악화되는 것을 방치한 셈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망한 남성의 경우는 천식과 협심증 등 지병이 있었는데요.

심장이 약한 사람이 감염되면 피가 제대로 돌지 않고 호흡 곤란이 생겨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는 점을 간과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사람들에 한해 병원으로 옮기기로 방침을 바꾼 시점은 선상 격리를 결정한 뒤 8일 만인 지난 13일입니다.

결국 이런 뒤늦은 조치가 사망자를 부른 원인 중 하나라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전역에서 걷잡을 수 없이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인데요.

예정돼 있던 주요 행사들이 속속 취소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일본 자민당은 다음 달 8일 도쿄에서 열 예정이었던 당 대회를 연기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당초 이 당 대회에서는 헌법 개정 추진 등의 내용을 담은 올해의 활동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이 밖에도 일본 국내 주요 행사들이 속속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는데요.

다음 달부터 전국 44개 시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본 최대의 취업 설명회 행사도 잠정 중단됐고, 각급 학교들도 졸업식 등의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토 일본 후생성 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의 경우 주최 측이 개최 필요성이 있는지 판단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제하거나 중지하라고까지는 말하지 않았는데요.

오는 7월 도쿄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한 해외언론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정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뼈아플 것 같습니다.

[기자]
3천 7백여 명이 탄 대형 크루즈선에서 이런 규모의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 자체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또 뒤늦었다는 지적은 이번 사태를 전하는 주요 외신에서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현장에 다녀온 한 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런 이례적인 상황에서도 늘 하던 대로만 하려고 한다. 예외적인 경우에는 예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고언이었는데요.

정부의 방역 대책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일본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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