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원량 죽음에 "언론 자유 보장하라"...시진핑 체제 흔들

리원량 죽음에 "언론 자유 보장하라"...시진핑 체제 흔들

2020.02.09. 오후 10:0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리원량 죽음에 "언론 자유 보장하라"...시진핑 체제 흔들
AD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의 죽음이 중국 시민들의 슬픔과 분노를 유발한 가운데 중국 지식인들이 언론자유 보장을 촉구하며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시진핑 정권 출범 후 사회 통제를 강화했던 것이 비춰보면 매우 예외적인 일로 리원량의 죽음으로 시진핑 체제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동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창궐을 최초로 경고했지만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후베이성 우한시 의사 리원량의 추모 모임

추모객들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경고한 내부고발자 리원량을 기립니다

특히 그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기는 커녕 그와 동료 의사들을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처벌한 중국 정부를 강력 비난했습니다

[리측양 / 홍콩 인권 운동가 :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최초의 고발자였던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픕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모든 정보가 억제돼 중국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고 따라서 이 바이러스의 급속 확산 주범은 바로 중국 정부입니다.]

그의 죽음으로 중국 전역이 슬픔과 분노에 휩싸인 가운데 중국 학자들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공개서한을 내놓았습니다

중국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의 탕이밍 국학원 원장과 동료 교수들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라며 "리원량의 경고가 유언비어로 치부되지 않았다면 이번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장첸판 베이징대 법학 교수도 "리원량의 죽음을 헛되게 할 수 없다"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형법 조항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중국 지식인 사회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가운데 리원량의 죽음이 시진핑 체제에 톈안먼 사태와 같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중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한편 리원량의 죽음과 관련한 기사는 6억 명이 넘게 조회했으며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는 해시태그 글도 3백여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당국에 의해 곧바로 삭제됐습니다

또 리원량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반성문을 쓰게 하고 침묵을 강요한 중국 경찰의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리원량의 죽음에 민심이 들끓자 시 주석은 진상 조사 실시와 함께 최측근을 우한에 파견하는 등 진무작업에 나섰지만 분노한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YTN 이동우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