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부 치명타...온건·협상파에 힘 실릴 듯

이란 군부 치명타...온건·협상파에 힘 실릴 듯

2020.01.12. 오후 10:0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이란 군부 "모든 책임 군에 있다" 사죄
군부 영향력 위축·혁명수비대 수술 불가피
"강경파 대신 협상파에 힘 실릴 듯"
AD
[앵커]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그동안 대미항전을 이끌어왔던 이란 군부가 상당히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최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란 내에서 온건 성향의 협상파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형근 기자입니다.

[기자]
여객기 격추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난 이란 군부는 머리를 숙였습니다.

혁명수비대의 고위 장성이 국영방송을 통해 "모든 책임은 군에 있다"며 사죄했습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 :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관계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따를 것입니다.]

이란의 자존심인 혁명수비대의 고위 장성이 공개 석상에서 이렇게 납작 엎드린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이란도 이 사안을 매우 엄중한 위기로 받아들인다는 방증입니다.

앞으로 군부의 영향력은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혁명수비대에 대한 수술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호르 로마넨코 / 군사전문가 : 그동안 군부가 이란 국민들을 지켜줬지만 이번에 공군이 민간 항공기를 격추하면서 사회적 영향력을 잃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미 항쟁을 주도해온 강경파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대신 온건 협상파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명분까지 상실한 상황에서 강경노선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 더 고립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굴복으로 보이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협상 제안을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여객기 격추가 이란 대외정책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YTN 김형근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