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기엔 너무 느려...호주 산불로 코알라 멸종 위기

도망치기엔 너무 느려...호주 산불로 코알라 멸종 위기

2020.01.11.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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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 가장 큰 피해…움직임 느리고 이동 싫어해
호주, 코알라 서식지 유칼립투스 숲 80% 소실
"독자적 생존 불가능한 '기능적 멸종 상태' 돌입"
기후학자 "이번 산불이 '멸종의 물결'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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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악의 산불로 '야생동물의 낙원'으로 불리던 호주의 거대한 숲이 불타면서 수많은 동물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특히 움직임이 느린 코알라들이 큰 피해를 입어 사실상 멸종위기에 처했습니다.

보도에 김형근 기자입니다

[기자]
거대한 불길이 무서운 기세로 숲을 집어삼킵니다.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검은 재 외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숲에 의존해 살던 많은 동물이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시드니대 조사를 보면 지금까지 동물 5억 마리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무엘 미첼 / 캥거루섬 야생공원 공동대표 : 광택유황앵무새 서식지가 사라졌고, 캥거루섬의 유대류 더나트 서식지도 모두 파괴됐어요.]

그중에서도 온순한 성격과 귀여운 생김새로 사랑을 받는 코알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습니다.

움직임이 느린 데다 이동하는 것을 싫어하는 습성 때문입니다.

[사무엘 미첼 /캥거루섬 야생공원 공동대표 : 여기 코알라의 50% 이상이 사라진 것 같아요]

다행히 코알라 일부는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다나 미첼 / 캥거루섬 야생공원 공동대표 : 매일 고통을 덜어주고 있어요. 몇 마리는 심한 화상을, 다른 코알라들은 가벼운 화상을 입었어요.]

이번 산불로 코알라 서식지인 유칼립투스 나무 숲의 80%가 불타 없어졌습니다.

때문에 이미 독자적인 생존이 불가능한 '기능적 멸종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동물이 산불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실가스로 '멸종의 물결'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해 온 기후학자들은, 이번 산불이 재앙의 시초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YTN 김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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