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미국·이란 전운 고조...격랑에 빠진 중동

[뉴있저] 미국·이란 전운 고조...격랑에 빠진 중동

2020.01.06. 오후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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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장지향 /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날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핵 합의에서마저 사실상 탈퇴 의사를 밝혀 국제사회의 우려가 또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된 내용을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연구센터장과 함께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여러 가지 사건이 막 줄줄이 이어졌기 때문에 좀 복잡합니다마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도화선이 돼서 여기까지 폭발하기에 이르렀는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장지향]
작년 말이었죠. 우선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가 이라크 내의 키르쿠크라고 하는 도시에 있는 미군기지에 로켓포를 발사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이 시리아와 이라크 내에 있는 또 친이란 민병대를 공격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것에 대한 또 맞대응으로 이라크 내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들이 주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했었죠.

[앵커]
결국은 상당히 복잡합니다마는 이게 이란에서 벌어진 일도 아니고 미국에서 벌어진 일도 아니고 이라크에서 벌어진 일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결국 이라크에는 미국이 어느 정도 지배할 수 있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지금으로서는 또 이란의 영향을 상당히 받는 민병대를 중심으로 한 세력이 있고. 좀 복잡하군요.

[장지향]
맞습니다. 그냥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사실 2003년도에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시작한 이후에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내고 나서 소위 새로운 민주체제를 들여놓는 순간부터 어쨌든 반미, 반이란. 내지는 친미, 친이란 세력으로 양분됐다고 볼 수도 있고. 최근에 들어와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미국도 싫고 이란도 싫다.

이라크 민족주의로 나가고 싶다라는 움직임이 계속 거세지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그런데 이라크를 방문하고 있던 이란의 군사령관이 미군의 공격으로 결국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고. 이 사건이 또 새로운 도화선이 돼서 폭발하고 있습니다마는 듣기에는 솔레이마니 사령관 장례식 때 거리가 완전히 사람들로 꽉 메워졌다 이런 얘기도 하는 것 보니까 이란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의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설명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장지향]
이란은 아시다시피 이슬람 공화국이라서 성직자 체제입니다. 국가의 최고 수장이 이슬람 법학자인 울라마이고 이 사람은 종신제로 가는 거고요.

울라마 체제의 핵심 군사 조직이 이란 혁명수비대인데 혁명수비대의 최고 실세였죠. 그래서 혹자는 사실 종신직인 최고 지도자는 굉장히 상징적인 인물이라면 이 폭사를 당한 솔레이마니 같은 경우는 정말 경제력, 군사력을 다 갖고 있어서 종신제 최고 종교 지도자마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라는 얘기가 있고요.

그다음에 전쟁 영웅이고 이라크 내에서 아이시스 격퇴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또 굉장히 강성이라서 작년 10월달에 이라크 내에 반이란 시위가 일어났는데 유혈진압을 주도적으로 했고요.

작년 11월에 이란 내에서 반정부, 반체제시위가 일어났는데 또 거기에 대한 유혈진압을 이 솔레이마니 장군이 주도를 했었죠. 하지만 그거는 정말 솔레이마니가 장군의 모습이라면 이 1월 6일의 미군에 의한 폭사로 인해서 솔레이마니는 그냥 시아파의 순교자로 모두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 것 같습니다.

[앵커]
조직도를 보니까 실제로 종교 권력이 맨 위에 있고 그 종교 권력을 확실하게 떠받치고 있는 게 혁명수비대라는 군사 세력이고 혁명수비대라는 곳은 유전 같은 국가 자산도 다 자기네가 관리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거기의 최고이니까 국가로서는 얼마나 힘 있는 사람을 잃었는가 이건 대충 짐작은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이런 군부 실세를 공습을 정밀타격을 통해서 바로 사망시키는 것은, 그것도 남의 영토까지 들어가서.

미국이 어떻게 이런 불법적인 비국제적인 일을 벌일 수 있었을까, 이것도 되게 궁금한데 뭔가 노리는 게 있거나 걱정하는 게 있었겠죠.

[장지향]
저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제가 트럼프 입장이 돼서 이해를 해 보려고 해도 큰 그림을 전혀 보지 못한 굉장히 자신의 짧은 미래의 무슨 국내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그것도 별로 현명하지도 합리적이지도, 편익계산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우선 제일 먼저로는 임피치먼트 정국, 탄핵 정국을 벗어나고 싶었을 테고요. 그다음에 또 강성 이미지도 보이고 싶었을 테고요.

그러니까 트럼프가 처음에 대선 캠페인부터 시작해서 당선이 됐었을 때도 항상 나왔던 얘기가 오바마는 너무 약하다, 취약하다.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여러 가지 일을 비난을 하면서 그중에 하나가 리비아벵가지의 미 대사관을 폭도들이 공격했을 때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고 했던 게 연상이 됐었을 수도 있고요.

[앵커]
그때 대사도 숨지고, 미국 대사가 숨지고 다른 사람들도 더 죽고 그랬죠.

[장지향]
맞습니다.

[앵커]
엄청난 사건이었는데 연약한 모습을 보였다가는 이런 사건 벌어지고 그럼 완전히 외교 참사로 또 뒤집어쓰고. 이걸 피하고 싶었다 이런 얘기군요.

[장지향]
그러기라고 하기에는 그 효과가 지금 벌써 이란이 미국 여러 주요 시설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시작했고요. 그리고 제가 미국인이라면 중동지역에 당분간은 여행을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잘한 점, 못한 점이 많이 있는데 이란 측면에서 보면 중동 전역에 이란 프록시 조직들을 많이 발전시켜놨거든요. 육성을 시켜놨거든요.

시리아, 이라크, 예멘, 레바논, 가자지구에 친이란 민병대가 굉장히 많이 포진을 해 있습니다.
그 근처로 미국인들은 여행을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당분간은.

[앵커]
그게 흔히 말하는 시아파 벨트라고 하는 전선을 구축한 거군요. 미국 젊은이들은 요새 그러면 우리 군대 강제징집되는 거야, 어떻게 되는 거야 이렇게 불안해한다는 얘기도 듣습니다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큰일입니다.

그런데 제일 걱정은 이러다 정말 또 미국과 이라크가 전쟁을 벌였듯이 전면전으로 가는 건가, 이게 제일 우리가 궁금해할 첫 번째 문제입니다.

[장지향]
다행히도 제가 볼 때는 전면전으로 갈 것 같지는 않고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어쨌든 자기가 실수를 했다고 느껴서 그런지 계속 텔레비전에 나와서 나는 전쟁을 멈추려고 한 행동이었다.

정당성은 우리한테 있다, 이건 굉장히 정당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라고 계속 이야기하면서 전쟁은 자기의 옵션이 전혀 아니라고 얘기를 하고 있고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랑 함께요. 그리고 이란 역시 지금으로서는 바로 정말 피의 보복을 실행에 옮기고 싶을 테지만 전 세계의 어느 나라가 미국이랑 전면전을 벌였을 때 피해를 덜 받을 수 있겠어요.

자신이 받을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전면전으로 나가지는 못할 테고 그래서 이란처럼 힘이 조금 약한, 하지만 잃을 게 좀 적은 나라가 훨씬 더 부자이고 군사력이 강한 나라를 상대로 항상 택하는 방법이 비대칭 전략이거든요.

사이버 공격이 가장 대표적이고요. 그리고 죽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심어놓은 각국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들로 하여금 이제 너희의 충성심을 보여라라고 하면서 미국 관련 시설이나 무슨 사람들뿐만 아니라 미 동맹국 우방국마저도 지금은 굉장히 위협에 처하는 게 아닐까.

[앵커]
그러면 예를 들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이스라엘. 어찌보면 서유럽까지도 그 반격에 놓이겠죠.

[장지향]
맞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모임에 가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것처럼 중동에서 큰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별문제 없다, 유럽 너희가 문제다, 그러니까 너희가 돈 더 내라라고 하는 것처럼 중동에서 지금 이렇게 굉장히 위기가 고조되면 유럽이 정말 큰 문제죠.

[앵커]
그동안 서방 강대국들은 사실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해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까 봐 그걸 늦추느라고 또는 그걸 아예 억지하느라고 농축과정을 상당히 강하게 통제해 왔고 거기에 일단 이란이 제재에 못 이겨서 합의를 하기는 했습니다마는 미국이 먼저 물론 깨기는 했습니다마는 이란이 이번에 우리는 사실상 그러면 해체하겠다, 벗어나겠다라고 해버렸단 말이죠.

말 벗어나겠습니까? 아니면 이런 상황에서 이걸 무기로 써서 어떤 제재를 푸는 것 쪽으로 다시 가려고 하는 거겠습니까?

[장지향]
우선은 제재를 풀기 위해 뭔가 외교전을 쓴다거나 협상전을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 이란으로서는 국내 청중들한테 뭔가 액션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미국한테 이렇게 말도 안 되게 두드려맞고 또 무슨 협상을 통해서 제재를 풀어주면 우리가 핵개발을 중지할 수도 있고 이런 약간 조건을 다는 얘기들은 하지 않을 것 같고요.

우선은 좀 더 강경 이미지로 나갈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농축우라늄도 또 퍼센티지를 높이면서 한번 미국을 일단 긴장을 시키겠군요. 걱정은 또 우리 문제입니다.

사실은 호르무즈 해협 하면 이란 앞바다나 마찬가지인데 세계 원유 수송량이 30%가 그 앞을 지난다고 하고 우리도 사실 70%는 그 앞을 지나서 오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미국은 빨리 파병을 해서 우리를 도우라고 하고 우리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지향]
정말 딜레마에 빠진 거죠. 사실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호르무즈 파병이 굉장히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워낙에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으로 압박을 해 오던 차에 지금 호르무즈 해협이 어쨌든 긴장이 완화되어가고 있으니까 우리 상선의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보낼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 상선을 지키기 위해서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이란의 적이 되는 거니까 또 다른 문제군요.

[장지향]
그렇죠. 이란의 적일 뿐만 아니라 지금 중동 내에 있는 시아파 벨트에 있는 이란의 대리조직들이 복수를 선언하고 있는 데다가 이제는 사실 이란이랑 별 상관도 없는 수니파 테러조직들마저 막 들고 일어나고 있거든요.

역시 미국은 깡패국가다라고 하면서. 그랬을 경우 또 다른 알카에다, 또 다른 아이시스의 활거가 예상되는 이 시기에 파병을 보낼 수 있을지는 정말 더 난감해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정보를 더 수집해서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계속 우리 쪽에서는 뭔가를 강구해야겠군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실은 호르무즈 해협이 참 복잡한 문제였는데 이렇게 되면 상당히 위험한 문제로 넘어가는군요. 장 센터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장지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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