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 초강수...美 "신속·완전 반격"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 초강수...美 "신속·완전 반격"

2020.01.06.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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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합의 제한 안 지켜"…사실상 탈퇴 선언
이란 "美 반격하면 이스라엘 가루로 만들 것"
트럼프 "美 공격하면 신속·완전·불균형적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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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란이 사실상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미국 군사 시설 타격도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고 완전한 반격을 공언했는데 양측이 한 치 양보 없는 대응을 주고받으며 중동 지역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관련 소식 자세히 들어봅니다. 김희준 기자!

이란이 사실상 핵 합의 탈퇴를 선언했군요.

[기자]
"핵 합의가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

이란 정부가 성명을 통해 이같이 천명했습니다.

이는 우라늄 농축의 농도와 능력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15년 유엔 안보리 5개국, 독일 등 6개국과 체결한 핵 합의에서 사실상 탈퇴한다는 선언입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가동에 아무 제한을 받지 않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다만 미국이 경제 제재를 철회하면 핵 합의에 복귀하겠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미국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것인데, 하지만 미국이 제재를 풀 가능성은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미 트럼프 정부가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란 핵 합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그동안 유럽마저 핵 합의 이행에 미온적이고, 미국이 이란 군부 거물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 사살하자 이란이 핵 합의 탈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이란은 또 대미 군사 대응 방침을 거듭 경고했다고요.

"이스라엘을 가루로 만들겠다"는 엄포도 나왔네요.

[기자]
미국에 대한 '가혹한 보복'을 선언한 이란이 이번엔 '군사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의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을 가루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초강경 수사도 등장했습니다.

이란 전 혁명수비대장이자 헌법기관인 국정조정위 사무총장인 레자에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주요 52개 지역을 공격하겠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또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도 미군을 상대로 한 보복을 공언하고 나서는 등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강력한 대응 방침을 또다시 천명했네요.

[기자]
이란 주요 52개 지역을 공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트위터를 통해 대 이란 경고를 이어갔습니다.

이번엔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신속하고 완전하면서도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군사적 용어로 '비례적 대응'이 아닌 '불균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이란이 보복을 감행할 경우 더욱 강력하고 막대한 응징을 하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란이 "나쁜 결정을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위협을 초래하는 의사 결정권자들에 대해 대응하겠다며 경고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보 평가는 정확했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면 더 큰 위험을 초래했을 거라며 미국의 이번 공습을 거듭 정당화했습니다.

[앵커]
중동 지역 위기가 고조되면서 주변국들도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네요.

[기자]
독일과 프랑스, 영국 정상들이 중동 지역 위기 고조에 긴급 통화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존슨 영국 총리는 현지시간 5일 전화 통화에서 중동 지역 긴장 완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하고, 이란의 자제도 촉구했습니다.

앞서 독일과 프랑스, 중국의 외교 수장들은 이란에 핵 합의 준수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라크 외무부는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공습이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소했습니다.

이란도 국제법적 차원의 대응을 공언한 만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라크 의회는 긴급회의에서 이라크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하면"그동안 보지 못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 이라고 맞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70여 곳에서 트럼프 정부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작전을 비판하는 반전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대는 '전쟁이 트럼프의 재선 전략이 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 의회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을 반대하는 결의안도 제출됐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 정세 위기와 관련해 국제부 김희준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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