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나쁘지 않았지만...한일 '입장 차' 여전

분위기 나쁘지 않았지만...한일 '입장 차' 여전

2019.12.16.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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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규제' 대화 돌입…日 입장 차 여전
日 "규제 철회, 한국과 협의 대상 아냐"
7월 과장급 실무회의 때보다 우호적 분위기
韓 "수출 규제 풀라" vs 日 "수출 관리 확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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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일 국장급 정책 대화가 3년 반 만에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수출 규제 문제로 한일 관계가 한층 악화한 가운데 오늘 정책 대화에서 어떨 결과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황보연 특파원!

한일 정책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한일국장급 정책 대화가 오전 10시부터 도쿄 경제산업성 회의실에서 시작돼 진행 중입니다.

전략물자와 수출 통제 관련 협의를 위한 정책 대화는 2016년 6월 마지막으로 열린 뒤 중단됐다가 오늘 3년 반 만에 재개된 것입니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이, 일본에서는 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수석 대표로 나왔습니다.

이번 국장급 정책 대화는 지난 7월 과장급 실무회의와 비교해 우호적 분위기로 시작됐습니다.

이다 무역관리부장 등 일본 측 일행이 먼저 회의장에 도착한 뒤 1분쯤 후 입장한 이호현 국장 등 한국 측 일행을 맞이해 가볍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일본 측은 한국 대표단이 오기 전까지 사무실에 모두 서서 기다리는 등 공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회의 때 먼저 도착한 일본 측이 자리에 착석한 뒤 이후 입장한 한국 일행과 서로 인사도 안 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상당히 누그러진 모습이었습니다.

또 당시 회의장은 여분의 의자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고 바닥에 쓰레기까지 나뒹구는 간이 회의장이었는데 이번에는 책상과 의자가 제대로 준비된 정식 회의장에서 정책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서로 인사하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수출 규제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만큼 협상에 임하는 표정들은 다소 경직돼 보였습니다.

우리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이호현 국장은 어젯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회의에 임하는 입장을 짧게 밝혔습니다.

이 국장은 "일단 최선을 다해서 임하겠다, 그리고 양국이 서로 수출 관리 제도와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수출규제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그리고 수출 우대국가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만 뺀 조치를 일본 정부가 철회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임을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앵커]
오늘 정책 대화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다뤄지는 것인가요?

[기자]
한일 양국은 두 차례의 사전 준비회의를 통해서 오늘 논의하는 의제를 결정했습니다.

즉 민감기술 통제와 수출통제 시스템 그리고 앞으로의 추진 방향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현안 해결에 기여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한 것입니다.

애초 일본이 우리 정부의 수출 통제 시스템 등에 문제가 있다며 수출 제재 조치를 내린 만큼 일본이 생각하는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또 우리 정부가 그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오늘 정책 대화는 특히 오는 24일쯤 중국에서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최대 현안 중 하나는 수출 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때문에 더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정상회의에 앞선 사전 조율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어느 정도 진전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정책 대화에 임하는 한일 양국의 입장에는 온도 차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앞서도 전해드렸던 것처럼 일본의 수출 규제를 7월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오늘 대화에서 한국의 수출 관리 제도를 확인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즉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되돌리는 문제는 그 다음 문제로 오늘 다룰 의제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스가 관방장관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수출관리 제도는 일본이 결정할 문제로 한국과 협의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늘 당장 우리 측이 원하는 쪽으로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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