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찾아 러시아 마을로 내려온 북극곰 56마리

먹이 찾아 러시아 마을로 내려온 북극곰 56마리

2019.12.08. 오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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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 찾아 러시아 마을로 내려온 북극곰 56마리
사진 = WWF Rus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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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북극곰 56마리가 러시아 한 마을에 출몰해 주민들이 비상에 걸렸다.

세계자연기금(WWF) 러시아 지부는 지난 5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 극동 지역 추코츠카구 리르카피이 마을에 북극곰 56마리가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이 마을에는 700명 정도의 주민이 거주 중이라고 알려졌다.

WWF에 따르면 북극곰들은 주로 이 마을에서 약 2.2km 떨어진 지점에서 서식하고 있다. 순찰 책임자인 타티아나 미텐코는 "대부분의 북극곰이 마른 상태였고 다 자란 곰과 새끼 북극곰이 뒤섞여 있었다"라고 밝혔다.

타티아나와 순찰대는 유치원과 학교 인근에서 하루에도 여러 번 북극곰의 출몰을 관찰하면서 주민들이 북극곰과 마주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북극곰들이 마을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인데, 지방 당국과 주민들도 순찰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북극곰 출몰로 콘서트 등 주요 공식 행사들이 취소됐으며, 학생 통학 버스가 특별 배치되기까지 했다.


WWF는 "마을에 등장하는 북극곰은 이 지역에서 빈번한 이야기지만 이렇게 많은 무리가 내려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주된 이유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빙 지역의 감소로, 북극곰은 먹이를 찾아 해변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극곰들은 가을 이후 마을 해변에 남아있는 바다코끼리 사체를 먹으며 지내고 있다고 WWF 측은 밝혔다.

WWF 러시아 소속 미하일 스티쇼브도 "해빙 지역이 넓으면 북극곰들은 더 북쪽으로 가서 물개 등을 사냥하겠지만, 얼음이 충분히 두껍지 않기 때문에 북극곰들은 해안에 머물면서 굶주림에 마을을 방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북극곰 출몰이 빈번해짐에 따라 이 지역 동물 보호국은 주민들이 떠나기를 원한다면 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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