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놀이'에 발목잡힌 아베...지역 주민 무더기 초청 논란

'벚꽃놀이'에 발목잡힌 아베...지역 주민 무더기 초청 논란

2019.11.12.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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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전원에 전통 술잔 선물…음식·음료 공짜
2시간 동안 벚꽃놀이에 혈세 5억8천만 원 투입
벚꽃놀이에 아베 지역구 주민 무더기 참가 논란
"아베, 개인 선거운동에 혈세 활용한 혐의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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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벚꽃놀이 행사에 아베 총리의 지역구 주민 수백 명이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베 총리가 궁지에 몰렸습니다.

일본 야당은 혈세를 개인적인 선거운동에 활용한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벚꽃이 만개한 일본의 한 공원에 한껏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위해 구름처럼 모였습니다.

한가운데에는 아베 총리 부부가 서 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4월 13일) : 제 자랑은 아니지만, 전 화창한 날씨를 부르는 남자 5명 중 1명입니다.]

참석자는 국회의원과 각 분야에 공로가 있는 국내 인사들 그리고 해외 사절 등 일본 정부의 초청장을 받은 만 8천여 명으로 제한됐습니다.

전통 술잔이 모두에게 선물로 증정됐고 다양한 음료와 도시락도 공짜.

불과 2시간 동안 먹고 마시는 데 혈세 5억8천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행사에 아베 총리 지역구인 야마구치 현 주민 수백 명이 참석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다무라 도모코 / 일본 공산당 의원 : 전야제 참가자는 약 850명. 이들은 다음날 전세버스 17대로 벚꽃놀이 행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지역에서 자치회나 학부모회 등에서 간부를 맡은 분들입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이렇게 많은 지역 주민들이 도대체 어떤 공로를 인정받아 초청됐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또 참석자 초대에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초청자 명단을 다 밝히라는 요구에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야당들은 아베 총리가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혈세가 투입된 정부 행사를 개인적인 선거 운동으로 활용한 의혹이 짙다며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아즈미 준 / 일본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 : 총리가 지위를 이용해 굉장히 악질적인 행동을 한 것입니다.]

비리 의혹에 휩싸인 각료 두 명의 잇따른 낙마와 스스로 국회에서 야당 의원에 퍼부은 야유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아베 총리,

설상가상 지역구 주민이 무더기로 참석한 석연치 않은 벚꽃놀이 논란까지 불거져 더욱 곤궁한 처지가 됐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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