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 '감격의 첫 응원'...38년 만에 축구장 입장

이란 여성 '감격의 첫 응원'...38년 만에 축구장 입장

2019.10.11.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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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성 38년 만에 축구장 입장 허용
이란 여성 축구 팬 분신 사건으로 비판 여론 확산
여성 입장권 인터넷 예매 1시간도 안 돼 다 팔려
축구장 텅텅 비었는데 여성에 3,500석만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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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엄격한 율법이 시행되면서 축구장 입장이 금지됐던 이란 여성들이 38년 만에 축구장서 감격의 순간을 맛보았습니다.

취재진의 열띤 취재 경쟁 속에서 이란 여성들의 열광적인 응원 모습이 전 세계에 전해졌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란과 캄보디아 대표팀의 축구 경기가 열린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

관중석 한 켠에서 여성 축구 팬들이 부부젤라를 불며 열렬하게 응원전을 펼칩니다.

곳곳에서 인증 샷을 찍으며 38년 만의 역사적 순간을 만끽합니다.

이란 선수들도 여성 팬들에게 갈채를 보냅니다.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축구장 주변은 몰려든 여성들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아테페 라히미 / 이란 축구 팬 : 드디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게 허용해줘 감사합니다. FIFA에도 감사합니다.]

[모즈간 / 이란 축구 팬 : 너무 기뻐요. 정말 좋은 일입니다. 이런 일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여성도 축구 즐기고 응원하러 경기장에 가야죠.]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신봉해온 이란이 여성 관중을 허용한 데에는 지난달 축구장에 몰래 들어가려다 체포된 여성 축구 팬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한 사건이 도화선이 됐습니다.

[하니예 이프테카리 / 이란 언론인 : FIFA에 대한 압박과 경기장 입장을 바라는 수많은 여성 팬들의 요구 등 여러 요인들이 함께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여성 입장권은 인터넷을 통해 1시간도 안 돼 다 팔렸습니다

하지만 여성 입장권이 3천5백 장으로 전체의 4%에 그쳤고, 관람석 대부분 텅텅 비었습니다.

더욱이 시야가 가장 좋지 않은 자리만 여성에게 허용되는 등 차별이 여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에도 여성 팬들은 경기 내내 쉴 틈 없이 뜨거운 응원을 보냈습니다.

이날 이란 축구대표팀은 14대 0으로 약체 캄보디아 팀을 누르며 여성 팬의 열렬한 첫 응원에 압승으로 화답했습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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