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어쩌나'...日 내부에도 갑론을박

'후쿠시마 오염수 어쩌나'...日 내부에도 갑론을박

2019.09.25. 오전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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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를 최근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 제기하자 일본 정부는 별문제가 없는 걸 가지고 왜 그러냐며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일본 정부 여당 안에서조차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부지를 가득 메운 대형 탱크.

안에는 깨진 원자로 내부 핵연료를 냉각시키는 데 사용된 오염수가 들어 있습니다.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일본 집권 자민당 소속의 전 환경상은 이 오염수를 인근 바다에 버리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라다 요시아키 / 일본 전 환경상 : 주저하지 말고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해서 그것을 희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후쿠시마 어민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오염수가 버려진 바다에서 잡은 해산물을 누가 먹겠느냐며 반발한 것입니다.

[기시 히로시 / 일본 어업조합연합회장 : 안 좋은 소문에 의한 피해를 더 크게 하는 발언으로 어업 종사자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깜짝 놀란 신임 환경상은 직접 후쿠시마로 달려가 전임자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 일본 환경상 : 솔직히 죄송합니다. 전임자의 발언이기 때문에 제가 상처받은 여러분과 직접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양 방류에 대해 에둘러 반대 입장을 나타내자 이번엔 전 환경상이 새 환경상을 비판했습니다.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확실한 입장을 말하지 않는 것은 정부 각료로서 맞지 않는다며, 해양 방류가 최선이라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찬성파들은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자연상태에도 존재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바다에 버려도 괜찮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쪽은 저농도라 해도 삼중수소가 DN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최소한 10년 이상은 지상에 저장하면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오염수 자체는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며 해양 방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우리나라에 대해 별것도 아닌 문제를 외국에 나가 고자질하고 있다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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