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욱일기 주스' 생산 중단시킨 주인공은?

[뉴있저] '욱일기 주스' 생산 중단시킨 주인공은?

2019.09.17. 오후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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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조중희 /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학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 소식 전해 드리기 전에 먼저 사진부터 만나보셔야겠습니다. 보시죠. 폴란드의 한 식료품 회사가 만든 주스입니다. 그런데 배경이 좀 익숙하시죠. 제국주의의 상징, 욱일기를 이용한 디자인입니다. 기모노를 입은 여자의 모습도 있고요. 이런 디자인을 입은 음료가 폴란드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 업체는 생산중단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 대학생이 문제를 제기해서 이끌어 앤 결과물입니다. 기특하죠? 그 주인공 만나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 학과 조중희 학생이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조중희]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이 음료 어떻게 발견하게 되셨어요?

[조중희]
제가 지난 학기 인턴을 했는데요. 인턴 마치고 귀국 준비하던 중에 바르사뱌 대학교 폴란드인 친구가 이거 문제 있는 거 아니냐 하면서 이 문제의 사진을 보내줬습니다.

[앵커]
이 사진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조중희]
다른 나라가 아니고 폴란드에서 이런 걸 파는 건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그 친구랑 같이 바로 항의메일을 보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도 아니고 폴란드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 사실 폴란드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홀로코스트로 굉장히 상처를 입은 나라 아니겠습니까? 그 문제를 지금 말씀하시는 거죠?

[조중희]
네.

[앵커]
그렇다면 이 사진을 알려준 폴란드 친구는 이 욱일기의 의미를 알고 있는 거네요?

[조중희]
그렇죠. 그 친구가 한국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한국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 친구가 뭐라고 하면서 혹시 알려주던가요?

[조중희]
저희가 가게에서 이런 걸 봤는데 일단 저희가 그 전에 SNS에다가 욱일기 글을 설명하는 글을 올렸었거든요. 그래서 같이 한번 문제를 제기해 보는 게 어떻겠냐 해가지고 항의메일을 보내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항의메일을 보냈을 때의 반응이 있었습니까?

[조중희]
바로 답장이 오지 않았고요. 그래서 제가 귀국을 하고 좀 공론화를 하고 난 다음에 많은 분들이 동참을 해 주신 다음에 답장을 해줬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SNS에 올려서 공론화가 된 뒤에 뒤늦게 호르텍스 본사에서 메일을 받으신 거군요?

[조중희]
네.

[앵커]
어떤 내용이 좀 답장 속에 있던가요?

[조중희]
우선 디자인을 한 사람들이 이 문양에 대해서 잘 몰랐고 이 문양이 부정적으로 인식이 될 줄 몰랐고.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차원에서 해당 포장의 제품 생산을 바로 중단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혹시 이게 SNS에 올린 지 얼마만에 답장이 오던가요?

[조중희]
제가 공론화를 하고서 일주일 정도였나요? 제가 세보지는 않았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폴란드 사회에서 퍼져가지고 비교적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빨리 대답이 왔습니다.

[앵커]
폴란드 내에서 지금 보도가 많이 되는 상황이네요? 지금.

[조중희]
그렇죠. 기사도 좀 났고요.

[앵커]
어떤 식으로 기사가 났습니까?

[조중희]
보도 자체는 주로 이번 일에 대한 사실 경과 위주로 보도가 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시작 됐고,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이제 최근 한일 간의 무역 갈등이랑 또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 허가 논란 관련해서 이 욱일기가 한국 국민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폴란드 언론에서 학생에게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하는데. =

[조중희]
네, 좀 많이 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떤 식으로 지금 답변을 하고 계십니까? 지금 강조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실거 아니에요?

[조중희]
글쎄요. 일단은 저희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게 아닌 것을 먼저 밝혀야 했고요. 어떤 반일 감정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쟁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을 생각해 봤을 때 특히나 폴란드에서 이런 거를 끝내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라는 내용으로 말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유럽 사람들의 욱일기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어느 정도입니까?

[조중희]
대부분 그냥 하나의 멋진 동양적인 문화로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이유를 물어보니까 폴란드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유럽 지역에서 아시아 역사를 그렇게 비중 있게 특히 2차 대전 같은 근현대사는요. 폴란드 사람들은 나치랑 비교해서 같이 알려주면 바로 수긍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거를 문제 제기를 해서 어쨌든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폴란드 친구도 그렇고 친구는 어떤 소감을 밝히던가요?

[조중희]
본인도 되게 뿌듯해 하고요.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서 뭔가 저의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대단하고 참 기특합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 욱일기의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조중희 학생이 보기에는 민간 차원에서 좀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습니까?

[조중희]
저희가 이번 일 진행하면서 여러 번 강조했던 게 뭐냐 하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일본을 싫어하거나 어떤 정치적인 강조하려고 이러는 게 아니라 다만 피해자들에게 있어서 이게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였어요.

특히 강제노역이라든가 성 착취 같은 거는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인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굳이 정치적인 감정을 내세울 필요 없이 인권이나 정의 같은 조금 높은 가치와 논리를 내세워서 대응한다면 이번 일에서도 그렇듯이 충분히 설득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 점에서 우리 학생이 앞으로도 좀 많이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그런 민간전도사 역할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조중희]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오늘 인터뷰 정말 고맙습니다.

[조중희]
고맙습니다.

[앵커]
정말 대단합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의 조중희 학생이었습니다. 칭찬 좀 많이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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