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낙점 각료들 '원전 제로 신념' 유야무야?

아베 낙점 각료들 '원전 제로 신념' 유야무야?

2019.09.17. 오후 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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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원전 제로'를 주장하던 일본 여당 정치인들이 최근 아베 내각의 각료로 임명되면서 슬그머니 말을 바꾸고 있습니다.

아예 답변을 거부하거나 애매한 말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고노 다로 당시 자민당 의원은 '원전 제로' 운동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최근 개각에서 방위상으로 임명된 뒤 기자들이 원전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고노 다로 / 일본 방위상 : (원전 제로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나요?) "소관 사항이 아니라 답하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정치가로서 답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고노 다로 / 일본 방위상 : (한 명의 정치가로서 답해주시죠?) 사양하겠습니다.]

이리저리 회피하는 모습에 항의도 나왔습니다.

[고노 다로 / 일본 방위상 : (정치가로서 입장 물었는데도 왜 답 안 합니까?) 각료이기 때문에 소관 사항만 답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이번 개각에서 최연소 각료로 임명된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아버지 고이즈미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과거 명확하게 '원전 제로'를 주장해왔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 일본 환경상 (2017년 9월) : 저는 원전 제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경상으로 발탁된 뒤 말이 애매하게 바뀝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 일본 환경상 : 어떻게 원전을 남길까가 아니라, 어떻게 원전을 없앨까를 계속 생각해나가고 싶습니다.]

'원전 제로'를 강하게 주장하다 각료 임명 뒤 이렇게 입장을 바꾼 건 평소 지론이 아베 정권의 원전 정책과 충돌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아베 정권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전면 중단시켰던 원전 가동이 9개나 재개했고 추가로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베 정권 각료로서 정부 기본 방침과 다른 말을 하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있지만 차기 지도자를 꿈꾸는 정치가로서 국가 미래가 달린 신념을 봉인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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