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호 괴물은 거대 장어? "파충류 흔적은 없다"

네스호 괴물은 거대 장어? "파충류 흔적은 없다"

2019.09.15. 오전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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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스코틀랜드 네스 호에 있다는 괴물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을 겁니다.

'네시'라는 이름까지 붙어 있는 네스 호의 괴물 이야기는 천 년 넘게 전설로 이어져 왔지만, 실체를 밝혀내진 못했는데요.

국제 연구진이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한 '네시' 찾기에 또다시 도전했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살아남은 공룡이 진짜 있을까?

천5백 년 전 6세기부터 전설로 전해오는 네스 호의 괴물을 봤다는 사람들은 주로 공룡 같은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네스 호 주변에서 파는 '네시' 인형도 대부분 공룡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영국 BBC방송이 음파탐지기와 위성추적장치까지 동원해 네스호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공룡 같은 큰 동물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쓴 방법은 환경 DNA 분석, 네스호 곳곳에서 물을 떠서 그 속에 남아있는 생명체의 DNA를 찾는 겁니다.

털이나 비늘, 피부 각질은 물론 분뇨나 분비물에 섞여 있는 미량의 DNA 흔적을 찾아 분석했습니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연구진이 아주 깊은 곳을 포함, 2백여 곳에서 물을 떠서 약 5억 개의 염기서열을 추출해 분석하는데 1년 넘게 걸렸습니다.

결론은 "파충류, 즉 공룡은 없었다"였습니다.

[닐 겜멜 / 오타고 대학 교수 : 플레시오사우루스(공룡)가 있느냐? 없습니다. 우리 샘플에서는 어떤 파충류의 DNA도 없었습니다. 네스호에서 헤엄치는 거대한 파충류는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진은 대신 장어를 의심했습니다.

[닐 겜멜 / 오타고 대학 교수 : 네스호에는 장어의 DNA가 매우 많이 있었습니다. 장어는 호수 생태계에 아주 풍부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샘플과, 우리가 갔던 모든 곳에 장어가 있었고 그 양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다만 거대한 장어가 있는 건지, 아니면 작은 장어가 엄청나게 많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진은 그러면서도, 증거를 못 찾았다는 게 괴물이 없다는 걸 증명하지는 않는다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네스 호에서 이상한 것을 봤다는 신고는 요즘도 한 해 평균 10번 정도,

만인이 보는 앞에 뭔가 모습을 드러내거나 아니면 호숫물이 모두 말라버리지 않는 한 '괴물이 있느냐 없느냐'의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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