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 이란 현지 분위기는”

[세계NOW]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 이란 현지 분위기는”

2019.08.23. 오전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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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NOW]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 이란 현지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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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8월 23일 금요일
□ 출연자 : 유정현 주이란 대한민국대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지난해 5월, 미국이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 이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경제제재 조치까지 단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죠.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석유의 상당량도 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고요. 최근 미국이 파병 이야기까지 꺼내들면서 우리나라도 현 사태를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아마 이란 현지의 분위기를 가장 잘 전달해주실 수 있는 분이 아닐까 합니다. 이란 현지에 계시는 유정현 주이란 대한민국대사,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사님, 안녕하십니까.

◆ 유정현 주이란 대한민국대사(이하 유정현): 안녕하세요.

◇ 전진영: 이란이 지금 몇 시쯤 됐습니까?

◆ 유정현: 여기 지금 테헤란은 아침 6시가 조금 안 된 시간입니다. 서울과 시차는 4시간 반 있습니다.

◇ 전진영: 예, 이른 시간인데 전화 연결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서요.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감,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우리나라에서도 계속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이란 현지에서는 이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있습니까?

◆ 유정현: 네, 말씀하신 대로 서울에서 많이 이란 관련 뉴스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사실 이란의 주요 일간지나 방송 등 주요 언론들은 미국이 이란 핵협정, 즉 JCPOA라고 하는 데 탈퇴 이후에 계속되고 있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문제, 그리고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여러 갈등과 긴장 등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약 1년 반 전에 제가 여기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로 이게 계속되어 온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간 몇 차례 긴장수위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서울에서 걱정하시는 것보다는 여기에 큰 동요 없이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런데 이란 대통령이 그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완전히 막히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까지도 위험해질 것이다, 이런 발언을 했는데. 현재 이란산 원유수출이 그러면 어느 정도로 위축돼있는 상황인가요?

◆ 유정현: 이란은 아시다시피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캐나다에 이어서 세계 4번째로 원유 확인 매장량이 많은 나라입니다. 당연히 원유 수출이 이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해서 사실상 원유 수출이 막힌 지금의 상황은 이란 경제에 굉장히 어려워진 건 사실입니다. 실제로 여기 지내면서 여러 소비자나 소비재나 의약품 등이 굉장히 부족한 상태인 걸 볼 수 있고, 시장에서 생활물가도 눈에 띄게 많이 올라서 일반 시민들의 경제형편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일반 지금 서민들의 실경제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이네요. 호르무즈 해협이 굉장히 중요한 원유 수송로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석유의 대다수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죠.

◆ 유정현: 예, 우선 말씀하신 호르무즈 해협은 아시겠습니다만 페르시아만에 이란하고 오만 사이에 있는, 폭이 약 50km밖에 안 되는 굉장히 좁은 해협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바닷길목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30%가 지나갑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해 2018년 기준으로 우리가 수입했던 원유의 63%, 즉 전체 원유 도입량의 약 2/3가 여기를 통해 들어왔습니다.

◇ 전진영: 굉장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네요. 그런데 이런 부분도 걱정이 됩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 제재 이후에 유조선 피격 사건이 몇 차례 있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나라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때 어떤 안전상의 문제는 없는지, 위험한 부분은 없는지, 이런 부분도 좀 걱정이 되는데요.

◆ 유정현: 네, 우리의 경우에도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전체적으로는 연간 1000여척, 그중에 1/3 정도가 유조선인데요. 이 해협을 지납니다. 이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면 전 세계 유조선이 하루 평균 15척 정도의 큰 유조선이 여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데, 그중에 우리나라 유조선도 한두 척이 매일 여기를 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외국 선박에 대한 억류나 아니면 피격사건이 발생했는데, 그래서 우리 선박들도 주의를 요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 전진영: 주의를 요구하는 정도의 수준은 유지하고 있는 거네요.

◆ 유정현: 네, 그렇습니다.

◇ 전진영: 우리나라 석유 수급 문제는 영향이 없습니까? 어떤가요?

◆ 유정현: 현재로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 부분은 다행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금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를 구성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미국이 아직 공식적인 요청은 안 했습니다만 파병을 요구할 것이다. 이게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부분인데요. 또 이란에서는 한국이 중립을 지키고 연합체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 한국 유조선이 입을 손해까지 암시하는 분위기여서 지금 우리 정부의 입장도 궁금합니다.

◆ 유정현: 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최근에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갖고 있고, 또 이런 주요한 국제수역에서의 항행의 자유나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그런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런 원칙에 입각해서 또 한-이란 양자관계 등 여러 관계를 고려해서 현재 관계부처 간 검토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방금 한국과 이란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대사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호르무즈 해협에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한국과 이란 간에 교역에는 혹시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요?

◆ 유정현: 지금 사실은 미국 제재 이후에 우리 기업들의 수출도 많이 위축된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란은 인구 8200만명의, 어떻게 보면 중동 전체 인구의 1/3을 가지고 있는 아주 큰 시장입니다. 그리고 우리 제품이 이란 가전 시장에서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 그런 우리 기업들의 수출이 다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 전진영: 이란 현지에 우리나라 국민들도 많이 살고 계신가요?

◆ 유정현: 한때는 70년대에는 중동 건설 붐 때는 약 2만여 명까지도 여기 우리 동포의 규모가 컸는데 지금은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약 250여 명 정도의 동포들이 여기에 계십니다.

◇ 전진영: 그러시군요. 많은 숫자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이란에 계시는 한국 분들도 뉴스를 접하면서 파병이라든지 호르무즈 해협 관련해서 국제 사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 한인 분들은 어떤 점을 가장 걱정하고 궁금해하시나요?

◆ 유정현: 아무래도 여기에 계신 우리 기업들이나 현지에 계신 게스트하우스라든가 관광, 여행업 등에 종사하는 사업가들은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서 여기 이란 경제가 어떻게 영향을 받을까 하는 부분이 역시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란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그것에 따라서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아무래도 현지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분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란의 경제 부분도 가장 그분들에게는 관심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약간 저희가 눈을 돌려서요. 이란과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어떤지, 이 부분도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해주셨지만 워낙 거대한 소비시장을 갖고 있어서 우리나라에게도 이란이 굉장히 중요한 경제 파트너고요. 지금 관계는 어떤가요?

◆ 유정현: 네, 말씀하셨듯이 사실은 이란은 우리한테 굉장히 가깝고도 먼, 또 멀고도 가까운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 테헤란로가 있듯이 여기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있습니다.

◇ 전진영: 아, 그런가요?

◆ 유정현: 네, 네. 여기 대사관이 있는, 아주 번화한 거리고요. 그리고 또 한류의 중심지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조금 지난 거지만 대장금이나 주몽 같은 우리의 드라마가 이란 내에서 방영될 때 80%가 좀 넘은 아주 큰 인기를 누렸고요.

◇ 전진영: 시청률이 80%를 넘었다고요?

◆ 유정현: 네, 그랬다고 합니다. 굉장히 큰 인기를 가졌고. 그리고 우리가 태권도의 종주국인데 사실은 우리보다도 더 큰 인기가 여기 이란에 있습니다. 약 200만명 이상의 태권도 인구를 가지고 있고, 태권도 대회일 때면 아주 큰 성황리에 열리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렇게 뭔가 문화적 교류, 그런 부분 말고도 우리나라와 이란의 실질적인 경제적 관계는 어떤가요? 괜찮은가요?

◆ 유정현: 한때 사실은 제재가 좀 완화됐을 때는 약 160억불에 이르는 굉장히 큰 교역량을 가지고 있는 나라였고요. 그때는 한국이 이란의 세 번째 교역 대상국일 정도로 우리의 이란에 대한 위상은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란으로부터 도입했던, 지금은 어렵습니다만 컨덴세이트는 우리 석유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대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정현: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유정현 주이란 대한민국대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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