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김정은 안 만나...다른 형태로 대화"

트럼프 "이번엔 김정은 안 만나...다른 형태로 대화"

2019.06.27. 오전 11:3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G20과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않는다고 확인했습니다.

대신 김 위원장과 다른 형태로 대화할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북미대화 재개를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돌파구를 열지 주목됩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김희준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한국 방문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깜짝 회동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는데, 그 가능성을 일축했군요.

[기자]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시간 새벽 3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아시아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백악관을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의 문답이 이어졌는데요, 이번 순방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느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곧바로 그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김 위원장과 소통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건가요?) 김 위원장 말고 다른 많은 사람과 만날 겁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그에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 뒤 한국으로 가 하루 정도 머뭅니다. 많은 다른 나라와 여러 회담도 예정돼 있습니다.]

[앵커]
다른 방식으로 김 위원과 대화를 나눌 거다, 이건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30일 방한하면 비무장지대, DMZ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죠.

여기서 김정은 위원장과 깜짝 조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돼 왔는데, 그 싹은 자른 겁니다.

대신 다른 형태로 얘기하겠다는 건, 간접적으로 제3의 방식을 통해 '톱다운' 대화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읽힙니다.

우선 DMZ를 방문한다면 김 위원장을 향해 평화와 유화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서울에 도착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도 상정해 볼 수 있습니다.

비건 대표가 판문점 실무 접촉이나 깜짝 방북을 통해 북미 두 정상 간 3차 회담의 징검다리를 놓을 지도 주목됩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북미 간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당국자들이 북한 당국자들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의 언급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6대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대화를 통해 협상 재개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밝힌 데 대해 백악관에 논평을 요청했더니 돌아온 답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최근 친서 교환은 물론, 북미 당국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음을 확인한 겁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최근 주고 받은 친서에서 3차 정상회담에 대한 내용이 담겼을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언젠가는 만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뒤 넉 달째 공회전하고 있는 북미 대화가 다시 굴러갈 여건이 조성되면 3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될 수 있음을 낙관한 언급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이런 분위기들을 종합하면 북미 대화 재개의 군불이 점점 지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 한 주가 그 분수령이 되겠네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G20 정상회의 계기에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과 잇따라 양자 정상회담에 나섭니다.

우선 관심이 모아지는 건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동입니다.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9일 오전으로 예정돼 있는데요.

미중 양국은 이 자리에서 지루한 무역 협상의 담판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댑니다.

특히 지난주 방북한 시 주석을 통해 김 위원장의 특별한 대미 메시지가 전달될 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어떻게 호응할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또 이어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긴밀한 공조를 통해 다시금 북미 대화 재개 모멘텀을 마련한다면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려면 일단 실무협상부터 재개돼야 할 텐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기자]
최근 미국 정부의 북미 협상 재개에 대한 입장은 상당히 유연해졌습니다.

비건 특별대표는 '유연한 접근법'을 거론했고, 대화의 전제조건은 없다는 메시지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우선 실무협상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이 같은 제안에 조만간 호응하며 실무 접촉에 나설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앞두고 북미 정상급 소통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실무급들을 비난하고, 미국은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기선 제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가 조금씩 무르익고 있지만 여전한 기 싸움은 여전한 겁니다.

따라서 북미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지점에서 나아가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접점을 찾을지 불투명해 보입니다.

그런 만큼 비건 대표가 오늘부터 나흘간의 방한 일정동안 과연 판문점 등 북측과의 만남의 장소로 향할지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DMZ 선언을 내놓는다면 어떤 대북 메시지로 북한을 얼마나 대화로 한층 더 유인할 지도 주목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희준 워싱턴 특파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G20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대화 재개 전망에 대한 얘기 나눠봤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