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이란 美 무인기 격추 여파, 트럼프 ‘전쟁 시 이란 말살’”

[세계NOW] “이란 美 무인기 격추 여파, 트럼프 ‘전쟁 시 이란 말살’”

2019.06.24. 오전 11: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세계NOW] “이란 美 무인기 격추 여파, 트럼프 ‘전쟁 시 이란 말살’”
AD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6월 24일 월요일
□ 출연자 : 김연호 한미경제연구소 비상근연구위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이란이 미국 무인 정찰기를 격추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중요한 추가 제재들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작전 개시 10분 전에 전격 취소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건데요. 지난 며칠 동안 백악관은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 문제를 놓고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었습니다. NOW 인터뷰, 오늘은 미국 워싱턴 연결해서 현지 분위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 김연호 비상근 연구위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연구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김연호 한미경제연구소 비상근연구위(이하 김연호): 예, 안녕하세요.

◇ 전진영: 일단 한 고비는 넘겼습니다. 전면전은 피했는데, 불과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이 거의 일촉즉발 상황까지 갔던 거잖아요. 당시에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 김연호: 예, 그러니까 미국 시간으로 지난주 목요일이었는데요. 이란이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했다는 소식이 새벽에 들렸고,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상황이 전개됐는데.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섀넌 국방장관 대행, 던포드 합참의장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 가까이에서 국가안보 분야의 참모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백악관에서 긴급회의를 했고. 그러고 난 다음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이란에 대한 군사옵션을 보고했고요. 미군은 군사 공격 명령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서 전투태세를 갖췄고. 그러고 난 다음에는 군사공격을 감행하려면 의회의 양해도 필요하거든요. 적어도 사후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의회 지도부하고 백악관 상황실에서 만났고, 그다음에 결국 군사타격 명령이 떨어졌는데 미국 시간으로는 그날 밤 9시, 이란 시간으로는 해뜨기 전 새벽에 타격을 해라. 이런 명령이었는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결국은 10분 전에 명령을 취소했다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밝혔죠.

◇ 전진영: 네, 그러면 취소를 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뭘까요?

◆ 김연호: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설명하기로는요. 군사보복의 비례성에 맞지 않는다, 이건데. 미국 무인정찰기 한 대가 격추됐다고 해서 이란 사람 150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그런 군사공격을 하는 게 과연 적절한 것이냐, 이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은 공격 명령을 취소했다. 이렇게 설명했는데 이건 미국 내에서도 군사보복을 요구하는 공화당 지도부 이런 사람들도 얘기했던 거예요, 비례성의 원칙. 그리고 또 국제법상으로도 당연한 거죠. 뺨을 맞았는데 총을 쏘면서 보복한다는 것이 좀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대신에 인명피해가 없는 사이버 공격은 미국이 단행했어요. 공식적으로 확인은 안 했지만 그런 언론 보도가 나왔고. 그리고 트럼프 본인은 기본적으로 무력개입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죠. 협상 전략상으로는 터프하게 보이려고 무력개입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할 수는 있어도, 결정적인 순간에 가서는 이 카드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거든요. 북한도 그랬고, 베네수엘라 케이스에서도 그랬고. 그리고 기본적으로 미국 군부에서는 군사공격 명령을 받으면 실행해야 하지만, 입장을 묻는다면 반대다. 이런 분위기였거든요. 만약에 진짜 군사공격이 단행된다면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그런 얘기를 트럼프가 내심 듣고 싶어 했던 것 같고, 결국 그 사람들의 손을 들어준 거죠.

◇ 전진영: 말씀해주신 그런 의도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드러낸 게,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보복공격 중단 결정에 대해서 찬사를 받았다. 이제는 나를 비둘기파라고까지 부른다” 이런 발언까지 하면서 만족하는 모습을 드러냈더라고요.

◆ 김연호: 예, 트럼프다운 모습인데요. 자화자찬을 그것도 본인이 자주 하고. 그런데 또 한편으로 보면 이번 사태를 다루면서 대통령 본인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그걸 일축하면서 나온 발언이죠. 트럼프가 이란에 대해서 그동안 군사압박을 계속 높여온 게 사실이고요. 일단 이란이 군사도발 할지 모른다고 해서 항모전단도 보내고 B-52 폭격기도 보내고, 미군까지 1000명 넘게 보냈으니까. 그래서 전쟁광이라는 소리를 트럼프 대통령이 들었던 거고요. 그런데 갑자기 이란 공격 명령을 취소하니까 비둘기파 아니냐, 이런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데. 트럼프 본인은 자기가 전쟁광도 아니고 비둘기파도 아니고 상식대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기자들에게. 그런데 그 설명이 사실은 좀 궁색했어요. 갑자기 이란을 적으로 대하다가 ‘이란 사람들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치켜세우고 심지어는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이런 말까지 했어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 그 슬로건에다 이란을 집어넣어가지고. 물론 이란이 핵무기 계획을 포기한다는 전제에서 그렇긴 하지만, 북한을 다루는 모습하고 상당히 비슷한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 전진영: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대해서 미국 내 언론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 김연호: 좀 싸늘해요. 사실 지난주는 이란 사태가 미국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주말까지도 계속 이란 문제가 계속 크게 다뤄졌거든요. 그런데 한 마디로 대통령이 우왕좌왕 갈팡질팡 했다, 이런 비판을 받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지난 목요일에 그 긴박했던 상황에서 트럼프가 처음에는 이란이 아주 큰 실수를 했다. 그래서 당장이라도 군사보복이 있을 것처럼 말했다가 나중에는 그게 이란 지도부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 누군가 얼빠진 사람이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시킨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해가지고 그냥 누군가 한 사람의 일탈행위, 실수로 치부했거든요. 그래놓고 다시 또 군사공격 명령을 내렸다가 다시 또 취소하고, 이렇게 왔다갔다하니까 하루 종일 미국과 전 세계가 트럼프 입만 쳐다봤는데 정작 본인은 어떻게 결정할지 마음을 못 잡고, 그러면서 본인은 대통령 본인이 자기 대변인 역할까지 하니까 이게 지금 과연 국가안보 위기 상황을 백악관이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것 맞냐, 이렇게 혼란스러워도 되느냐. 그동안 알려졌던 대로 정말 난맥상에 있구나. 이런 식의 비판이 굉장히 거셌죠.

◇ 전진영: 그리고 언론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이게 진짜인진 모르겠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즐겨 보는 폭스뉴스의 진행자 터커 칼슨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 김연호: 네, 그런 보도가 있는데 가능성은 있죠.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이 자기 어떤 정책에 대한 언론이나 국민들의 피드백을 케이블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서 확인하고 판단하는 거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고. 그리고 특히 폭스뉴스가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면서 다른 주류 언론들하고 각을 세우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해왔으니까 그쪽 이야기를 즐겨 듣고 또 트럼프의 정치적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니까 그런 식으로 궁합이 한마디로 잘 맞았기 때문에 그쪽 이야기를 무시할 순 없을 텐데. 칼슨이 이란의 무력도발에 미국도 무력대응 해버리면 재선은 이제 끝났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데. 사실 트럼프도 잠깐만 생각하면 그런 이야기 나올 수 있죠. 그래서 제 생각에는 그 조언이 있었겠지만 트럼프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역할을 칼슨이 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전진영: 적절한 비유인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재선 이야기가 나와서 궁금해지는 부분인데요. 정말 본인의 어떤 대외 문제에 개입할 뜻이 없다는 의지 말고도, 이번 판단이 내년 재선을 의식했다.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내년에 미국 대선만 아니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공격을 감행했을까요?

◆ 김연호: 미국 사람들이 지금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제 지쳐 있죠. 아직도 지금 미군이 나가 있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도 파병 규모를 줄이려고 그렇게 애를 썼고 트럼프도 대선공약에서 중동 분쟁에서 미군을 빼겠다. 우리 이제 그만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으니까요.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보다 더 강력하게 이란을 억제하고 거기에 미사일 개발까지 합의에 포함시키고, 이렇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서 이란 핵합의를 파기했거든요, 트럼프가. 그래서 그걸 정치적 지지자들한테 약속을 했는데 만약에 그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란하고 전쟁을 하게 된다. 이래버리면 사실 공약에서 이야기한 건 도대체 뭐냐. 그래서 정치적 지지자들을 설득하기는 어렵겠죠.

◇ 전진영: 재선을 의식한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어느 정도.

◆ 김연호: 그렇죠. 대선을 생각한다면 전쟁은 전혀 도움이 안 되죠, 지금 상황에서.

◇ 전진영: 어찌됐건 전쟁은 막았지만 이란과의 갈등을 해결할 결정적 카드는 안 될 것 같기 때문에 이제 무게중심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가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입니다. 추가 제재를 발표하겠다고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내용이 담길까요?

◆ 김연호: 글쎄요,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이 흘러나오지 않네요. 그래서 미국 언론들도 그냥 추가 제재 계획만 보도하고 말고 있는데. 주로 관심사는 추가 제재가 뭐가 될까가 아니라 얼마나 이번 사태에서 백악관이 의사결정과정이 혼란스러웠는가, 여기에 더 관심을 갖고 있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예고편 같은 발언을 하긴 했는데 굉장히 브로드해요. 그러니까 이란의 중동 지역 활동에 들어가는 자금줄을 옥죄겠다. 그리고 중동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도 모두 다 보조를 맞춰서 이란 제재가 성공하도록 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다 들은 이야기들이니까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할지, 그건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일단 월요일에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미국 시각은 아직 지금 일요일 밤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대로 북한에 대해서는 또 굉장히 빨리 대화를 재개하자, 이런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보냈습니다. 아무래도 이란과의 위기상황이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더 키우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연호: 글쎄요, 저는 이란하고 북한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이게 연계가 된다면 친서의 작성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이걸 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야지 연계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고. 그다음에 김정은하고 트럼프의 친서외교, 이건 사실 그동안 계속돼 왔거든요. 도대체 뭐가 진전이 되고 있는 거냐, 라고 비판을 받으면서도 서로 관계 굉장히 좋다, 잘되고 있다, 이런 식의 이야기는 그동안 계속 해왔기 때문에 사실 지금 갑자기 뭔가 새로운 게 등장했다고 이야기하기는 좀 힘들고요. 친서 안에 그동안 있지 않았던 뭔가 새롭고 구체적인 협상 제안이 있었다면 또 다르겠는데 그건 지금 알려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연호: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미국 워싱턴 현지 한미경제연구소 김연호 비상근연구위원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