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체는 미사일" 美 발표에 머쓱해진 아베

"北 발사체는 미사일" 美 발표에 머쓱해진 아베

2019.05.13.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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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건 없이 북일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고 밝힌 아베 일본 총리의 입장이 난처해졌습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공을 들이는 와중에 최근 북한 발사체를 미국이 미사일로 규정하면서 여기저기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8일, 북한이 이달 들어 두 번째로 발사체를 쏜 지 한나절쯤 지나 미국은 이를 단거리 미사일로 단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심각합니다. 단거리 미사일입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 후에도 일본 정부는 정체가 불분명한 '비상체'를 분석 중이라며 애매하게 넘어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관방장관 : 비상체 발사에 대해 계속 한미일이 분석과 대응 등에 긴밀히 협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 후 한 시간도 안 돼 강하게 반발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 대응은 상당히 늦고 북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이같이 변화된 일본 정부 입장의 배경에는 아베 총리의 의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납치 문제 진전 등을 전제조건으로 하던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아베 총리가 최근 '무조건'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북한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제가 조건을 붙이지 않고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지면서 아베 내각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 집권 여당에서조차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야마모토 토모히로 / 자민당 의원 : 정부가 '비상체'라는 잘 알 수 없는 표현 쓰지 말고 미사일 발사라고 국민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으면 합니다.]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무조건 북일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주장에 정작 일부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북한에 더 확실히 요구해야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아베 총리는 여전히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유엔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도 이런 입장을 고수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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