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당국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애 장면 검열 삭제 논란

중국당국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애 장면 검열 삭제 논란

2019.03.25.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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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당국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애 장면 검열 삭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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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당국이 영국의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생을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일부 장면을 삭제해 논란이 됐다.

3월 22일, 중국에서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프론트맨 프레디 머큐리가 45세의 나이에 에이즈로 사망하기 전까지의 삶과 경력을 음악과 함께 보여준다.

중국 LGBT 커뮤니티에는 처음에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중국 개봉을 '일종의 작은 승리'라고 자축했다. 중국에서는 해외 영화의 상영이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

그러나 '보헤미안 랩소디'는 몇몇 장면이 검열당했고 장면 대부분이 프레디 머큐리가 남성에게 끌리고 남성과 스킨십하는 장면이라 논란이 됐다.

2016년 중국의 검열 당국은 TV와 온라인에서 게이 및 레즈비언을 비롯한 비정상적이라고 규정하는 성행위의 묘사를 일절 금지했고 이런 검열은 '보헤미안 랩소디'도 피해갈 수 없었다.

중국 다큐멘터리 제작자와 LGBT 활동가인 팬 포포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작은 승리(보헤미안 랩소디 개봉)에 만족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영화사가 국가의 요구에 복종해 검열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개봉된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삭제당한 장면은 모두 6개다. 모두 프레디 머큐리의 동성애적인 성향이 드러난 부분이다.

중국당국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애 장면 검열 삭제 논란

하나는 프레디 머큐리의 다리 부분을 클로즈업한 부분과 다른 부분은 프레디 머큐리가 1977년부터 1986년까지 매니저를 한 남자친구 폴 프랜터와의 키스 장면이다.

또한 프레디 머큐리가 아내에게 "내가 양성애자인 것 같아"라는 말에 아내가 "아니, 프레디 너는 게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삭제됐다.

이 외에도 벤 하디가 연기한 퀸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프레디 머큐리의 새로운 머리 모양을 두고 "더 게이답네?"라고 말하는 부분도 삭제됐다.

또한 마지막 연인은 짐 허튼을 어디서 만났는지 알 수 없게 삭제하고, 둘의 열정적인 키스 장면도 없애버렸다.

중국당국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애 장면 검열 삭제 논란


'I Want to Break Free'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여장을 한 장면도 없애버려 이 뮤직비디오를 금지한 MTV에 대한 퀸의 성난 반응도 맥락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번역도 달라졌다. 프레디 머큐리의 성적 지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 장면에서는 "성생활"로 번역해 질문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중국은 2001년부터 동성애가 불법이 아니고 정신질환의 목록에서도 제외했다. 그러나 활동가와 전문가들은 여전히 편견과 차별 속에 살고 있고 주기적인 정부 단속도 여전하다.

한마디로 '보헤미안 랩소디'의 중국 내 상영이 중국의 달라진 모습이 아니라 "열린 모습인 척하는 중국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게 이들 활동가의 생각이다.

CNN은 이번 검열 논란에 대해 20세기 폭스사의 중국 지사에 연락을 취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전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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